이유 없이 무기력한 우울증…내가 ‘만성 불면증’ 일까?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많은 현대인들이 다양한 이유로 수면을 취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 하루 이틀 정도는 특정한 상황이나 날씨 등으로 잠을 못 잘 수 있지만, 이러한 불면증이 지속된다면 문제는 심각 해진다.
만약 잠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상 잠이 들어도 자주 깨는 등의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만성 불면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러한 수면질환은 필연적으로 수면부족을 불러오는 것 외에도 심리적인 문제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만약 이유 없이 무기력한 우울증이 있다면, 만성 불면증이 원인일 수 있다.
특히 만성 불면증은 ‘수면’이라는 당연한 생리적 욕구가 끊임없이 제한당하는 것으로, 증상이 길어지는 만큼 우울증이나 불안증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만성 불면증과 우울증에 관한 연구도 있다. 중국 청두병원 신경과 연구팀은 만성 불면증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 증상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관측했다. 연구팀은 42명의 만성 불면증 환자와 33명의 건강한 대조군에 대한 자기공명영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같은 결과를 내놨다.
량공 청두병원 교수는 “만성 불면증으로 인한 심각한 수면부족은 환자의 기능장애 및 우울증 증상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며 “만성 불면증과 우울증 치료를 위해서는 두 증상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면증의 치료법은 크게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뉠 수 있다. 그중 비약물치료법인 인지행동치료는 수면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나 잘못된 습관을 바로잡아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인지행동치료는 만성 불면증이 발생한 원인을 상세한 검사와 관찰을 통해 분석해 스스로 잠드는 힘을 되찾는 치료법으로,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불면증 표준치료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지행동치료는 수면리듬파악 및 수면위생교육, 이완 및 수면제한치료, 심상법 및 근이완치료, 재발방지 및 치료종합 등의 치료가 1:1로 진행된다.
신홍범 코슬립수면클리닉 원장은 “불면증을 알고 보면 매우 사소한 이유로 발생해 오랜 시간 동안 환자를 괴롭히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만성 불면증은 심리적인 문제부터 신체적인 문제까지, 그 원인과 다양해 정확한 진단과 그에 맞는 치료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불면증은 초기에 치료할수록 좋지만, 만성 불면증으로 발전됐다고 해도 인지행동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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