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한지로 데려온 담벼락 그림…이재훈 '피고, 날리고, 퍼지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형체를 찾자고 뚫어져라 쏘아보는 건 무의미하다.
선과 선이 만든 면이 특정 장면을 염두에 둔 건 아닐 테니.
예전과 달라졌다면 좀더 '추상'으로 향한 거랄까.
13일까지 서울 중구 동호로 페이토갤러리서 차영석과 여는 2인전 '선 위에 선'(Line on the Line)에서 볼 수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벽 빠르게 긁어낸 듯한 외형·내용으로
장지에 석회 바르고 색 올려 배어나오게
서양벽화기법 접목한 '수묵채색 추상화'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형체를 찾자고 뚫어져라 쏘아보는 건 무의미하다. 선과 선이 만든 면이 특정 장면을 염두에 둔 건 아닐 테니. 그저 담벼락 낙서쯤으로 여기는 게 편할 수도 있다. 내용만이 아니다. 외형상 진짜 그렇기도 하다. 건물 외벽을 빠르게 긁어낸 듯 보이니까.
작가 이재훈(44)은 ‘특별한’ 한국화를 그린다. 전통의 기법과 소재를 기꺼이 깨버린 게 ‘특별’하다는 건데. 한마디로 프레스코기법을 접목한, 구상과 추상이 섞인 수묵채색화. 맞다. 작가는 오래전 서양의 벽화에서 봤던 그 방식을 한지에 옮겨놓는 작업을 한다. 장지에 석회를 얇게 바르고 그 뒤에 색을 올려 은은하게 배어나오도록 하는 배채법. 덕분에 종이는 어느 벽기둥인 양 돌 같은 거친 질감을 입고 있는데.
이미 미대 3학년인 2000년부터 시도한 벽화기법이란다. 회칠은 같지만 서양벽화와는 차이가 있다. 서양식이 젖은 상태에서 색을 올리는 ‘습식’이라면 작가는 말려놓은 뒤 색을 붙이는 동양식 ‘건식’이다. ‘피고, 날리고, 퍼지고’(2022)는 여전히 지난한 완성을 향해 가는 ‘작가만의 한국화 실험’ 중 한 점. 예전과 달라졌다면 좀더 ‘추상’으로 향한 거랄까.
13일까지 서울 중구 동호로 페이토갤러리서 차영석과 여는 2인전 ‘선 위에 선’(Line on the Line)에서 볼 수 있다. 선을 주요 조형요소로 삼은 두 작가의 20여점을 걸었다. 장지에 석회·먹·목탄·목탄가루·아교·수간채색. 79×50㎝. 페이토갤러리 제공.
오현주 (euanoh@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반포 집주인도 "3억원 토해낼 판"…서울 대단지 아파트 '역전세' 비상
- 장제원 "이임재, 파출소 옥상서 아비규환 현장 구경...긴급체포해야"
- 文 키우던 풍산개 3마리 반납… 행안부 차관 “사실상 파양 맞다”
- 이번엔 설렁탕집 CCTV…참사 직전 태연히 식사한 용산서장
- 김의겸 “내가 왜 사과?”… 한동훈 “의원님은 모든게 저 때문인가”
- "촉법소년인데 어쩔래" 공권력 비웃은 아이들…법무부, 팔 걷었다
- 레고랜드 된서리 맞은 리츠,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
- 국가의 무관심에 아이는 3년간 냉장고에 버려졌다[그해 오늘]
- 디제잉에 랩도 한다…개성 뽐내는 재벌가 MZ들[오너의 취향]
- 김강민 "수명 줄어드는 느낌이지만…KS 내 역할은 게임 체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