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고아의 수호천사’ 故위트컴 장군, 1등급 국민훈장 받는다
고아원·교육기관 설립 등 한국재건 지원
‘한국인보다 한국 더 사랑한 미국인’ 별칭
고아원·교육기관 설립 등 한국재건 지원
‘한국인보다 한국 더 사랑한 미국인’ 별칭
6·25전쟁 당시 부산지역 미 제2군수기지 사령관을 역임하고 한국의 재건에 헌신했던 고(故) 리처드 위트컴 장군에게 국민훈장 1등급인 무궁화장이 추서된다.
8일 국가보훈처 “오는 11일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을 계기로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에 대한 국민훈장 무궁화장 추서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오는 11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리는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식’에서 위트컴 장군 유족인 민태정 위트컴희망재단 이사장에게 훈장을 전수한다.
위트컴 장군은 1954년 퇴역 이후 한국에 남았고 함께 구호활동을 벌였던 한묘숙 여사(2017년 별세)와 결혼했다. 이후 그는 세상을 뜨기 전까지 전쟁고아 돕기와 미군 유해 발굴을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이로 인해 ‘전쟁고아의 아버지’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사랑한 미국인’이라는 명예로운 별명이 생겼다.
軍창고 열어 이재민 도왔다가 의회 소환도
그가 군수사령관 재직 당시 군 지휘체계까지 어기면서 어려움에 빠진 부산 사람들을 도왔던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위트컴 장군은 휴전 직후인 1953년 11월 부산역전에 대화재가 발생하자 상부의 승인 없이 군수창고를 열어 2만 3000여 명 분의 식량·의복 등 군수물자를 이재민들에게 긴급 지원했다.
이 일로 미 의회 청문회에 소환된 그는 “전쟁은 총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 국민을 위하는 것이 진정한 승리다”라고 말해 도리어 의원들의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결국 그는 문책 대신 더 많은 구호품과 함께 부산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이재민 주택건설 지원과 도로 건설, 의료시설 건립을 지원했다. 또 부산대학교를 비롯한 초중고등학교 설립 지원 등을 통해 전쟁 이후 대한민국과 부산을 재건하는데 힘을 썼다.
위트컴 장군의 헌신적인 한국 재건 지원활동은 그가 미군에서 제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쌓은 ‘군수 전문가’로서의 전문성과 명성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인 1916년 임관한 그는 2차대전 도중이었던 1941년 독일 해군에 대한 감시 전초기지인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기지 건설에 참여했다. 위트컴 장군은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는 미군의 주 상륙해안이었던 ‘오마하 해변’의 수송 및 군수 보급 책임자를 맡아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또 1945년에는 마닐라 항만을 포함한 필리핀 상륙작전의 수송 및 군수 보급을 총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1982년 7월 12일 작고한 위트컴 장군은 “내가 죽으면 한국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 내 미국 묘역에 안장됐다. 지난 2017년 세상을 뜬 그의 부인 한묘숙 여사도 한중수교 이전부터 ‘이중간첩’이라는 오해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중국을 수십 차례 넘나들며 북한 내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해 노력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의 재건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던 고 리차드 위트컴 장군의 숭고한 희생과 공헌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22개 유엔참전국 195만 영웅들에 대한 보답과 예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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