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경기 둔화·高금리 기조에…“내년 국내 조선 수주량 41% 감소”
전 세계 발주량 감소에 국내 수주량 역시 줄어
국내 조선업계, 3년 이상 일감에 충격 덜할 것
“일시적 영향…2024년 금리 재인하 따라 회복”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 우려와 고(高)금리 영향에 내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이 올해보다 40% 넘게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이 같은 발주량 위축은 해운업황 악화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친환경 해상환경 규제에 의한 노후 선박 교체가 다시 진행되면 신조선 시황이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세계 각국의 경기 둔화 움직임과 높은 금리 영향 등의 여파에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 감소가 예측되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 해외경제연구소는 내년 전 세계 예상 발주량이 올해(3500만CGT)보다 37.1% 줄어든 2200만CGT에 그치리라고 내다봤다. 발주액도 올해 1000억달러에서 610억달러로 39% 감소할 전망이다.
연구소는 지난해와 올해 전 세계 신조선 시장의 발주량이 양호한 수준을 보인 건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활황과 컨테이너 선주들의 집중적 투자에 의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반면, 벌크선과 탱커 업계는 에너지효율지수(EEXI)·탄소집약도(CII) 등 주요 해상환경 규제 1년을 앞둔 상황에서도 여전히 신조선 발주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게 연구소 측 설명이다.
양종서 해외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벌크선·탱커 선주들의 이러한 관망세는 지난해 초 이후 꾸준히 상승한 신조선 가격을 아직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선주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게다가 각국의 금리가 인상되면서 금융환경이 악화한 점은 전 세계 신조선 시장의 발주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결정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주요 조선사들이 수주 잔량을 3년 이상 확보하면서 신조선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점도 단기적인 발주량 감소에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또 내년 해운 시황을 두고 수요 둔화나 위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큰 탓에 선주들이 대대적인 신조선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상황도 발주량 둔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경기 침체 우려로 물동량 지표가 지난해보다 악화하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다행히 LNG선 선가와 발주량이 받쳐주면서 국내 조선소의 9월까지 누계 수주는 전년 동기보다 4.4% 늘었지만, 수주잔고 전년비 지표의 우하향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대비 수주 증가세가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 수주 잔량을 3년 이상 확보하고 있어 큰 충격을 받지 않으리란 관측도 제시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9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1억258만CGT로, 이중 국내 업계는 전체의 34.7%에 이르는 3606만CGT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인도량 기준 3.4년 치 일감 규모다.
연구소 측은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 위축이 일시적 현상일 것이라고 봤다. 세계적인 탄소중립 요구와 해상환경 규제의 영향에 따른 노후 선박의 교체 수요를 완전히 줄일 순 없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금리 재인하 움직임이나 해운업황 개선으로 선주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되면 신조선 시황이 다시 회복하리라고 전망했다.
양 연구원은 “내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020년 침체기 수준으로 감소하며, 우리나라도 그 영향을 벗어날 순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 세계 발주량 위축과 한국 수주량 위축은 일시적 현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경제와 해운 시황 변화에 따라 2024년 다시 양호한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순엽 (s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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