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수출 '파죽지세'...북미 넘어 유럽까지 맛 들인다

이소라 2022. 11. 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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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해외로 팔려 나가는 국산 김치의 양이 늘면서 이제 북미를 넘어 유럽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17~2021년 국내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해 유럽 수출량이 국내 총 수출량 3,397톤의 약 55%를 차지했다.

샘표는 올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간편한 캔 김치에 이어 직접 요리하는 수출용 김치양념 키트도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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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폴란드 공장 준공…유럽 시장 선점
북미는 경쟁 치열…주류 시장 안착에 속도
김치 업체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해마다 해외로 팔려 나가는 국산 김치의 양이 늘면서 이제 북미를 넘어 유럽까지 세력을 넓히고 있다. 해외 공장을 준공하고, 국가별 소비자 입맛을 반영한 현지화 제품으로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 교민 및 아시아계 위주로 판매됐다면, 이제 'K푸드'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발판 삼아 세계 시장에 메인스트림(주류) 식품으로 자리 잡겠다는 포부다.


대상, 폴란드 공장 준공…유럽시장 선점한다

대상이 미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포장김치 제품 이미지. 당근, 양배추 등을 원재료로 썼다. 대상 제공
국내 김치 유럽 수출 현황. 그래픽=김문중 기자

'K푸드' 열풍이 강타한 북미를 넘어 업계가 새롭게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유럽이다. 유럽은 나라마다 음식 문화가 다르고, 가공식품 기술력도 뛰어나 눈높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지만 매년 수요가 늘어 시장으로서는 매력적이다.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2017~2021년 국내 김치의 유럽 수출량은 매년 평균 20%씩 성장하고 있다. 대상 종가 김치는 지난해 유럽 수출량이 국내 총 수출량 3,397톤의 약 55%를 차지했다.

대상은 최근 폴란드에 김치 공장 건설을 위한 합작법인을 세웠다. 2024년 공장을 완공해 2030년까지 연간 3,000톤 이상 김치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다른 유럽 나라들에 접근하기 좋은 폴란드를 전초 기지로 삼아 유럽 전역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대상이 현지 공장 설립에 힘을 쏟는 이유는 생산, 유통, 판매관리 등의 효율성 때문이다. 현지 공장을 확보하면 글로벌 물류대란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고 유럽 소비자 수요에 맞춘 제품 생산과 생산 인증을 따기도 쉽다. 대상 관계자는 "김치는 국내에서 만들면 수출국에 도착할 때까지 발효가 진행된다"며 "현지서 생산하면 갓 담근 김치를 먹을 수 있는 등 숙성, 발효 시간을 더욱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김치 격전지 된 북미…진출 전략은 각양각색

9월 국내 김치 수출 5개국 현황. 그래픽=김문중 기자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제품 이미지. CJ제일제당 제공

성장세가 가장 높은 북미 지역의 수출 경쟁도 무르익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부터 기능성 용기로 신선도를 높인 '비비고 단지김치'와 비건을 위한 '비비고 플랜테이블 김치' 등으로 제품 종류를 늘리는 중이다. 이 회사의 올 상반기 북미 지역의 수출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가량 증가했다. 미국 내 70여 개 매장을 가진 아시안 식품 유통업체 입점도 추진 중이다.

2019년 비건 김치로 북미 시장에 진출한 풀무원은 진출 초기 한인 마켓 위주로 길을 트는 경쟁사와 달리, 미국 월마트 등 주류 유통 채널 입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풀무원 관계자는 "한인 위주의 소비보다 현지인이 꾸준히 사 먹을 수 있는 김치로 주류 시장에 안착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채식 트렌드에 맞춘 비건 김치, 김치 시즈닝 등 차별화한 현지화 제품도 늘리고 있다. 샘표는 올해 미국과 유럽 시장을 겨냥해 간편한 캔 김치에 이어 직접 요리하는 수출용 김치양념 키트도 개발했다. 풀무원은 여러 요리에 적용 가능한 '맵치 김치핫소스'를 수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면역력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김치의 인지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반짝 인기가 아니라 주류 식품으로 자리 잡으려면 얼마나 현지화를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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