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에… 황운하 “명백한 모욕, 천박해”

송혜수 2022. 11. 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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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직업적 음모론자’ 발언을 두고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욕죄를 저질렀다”라며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고 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 의원은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장관이 국회 회의장에서 국회의원을 특정하여 모욕적인 표현을 해 완벽하게 모욕죄를 저질렀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한 장관의 발언은 전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이날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장관이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이 이태원 참사의 원인이라는 주장을 교통방송(TBS) 진행자인 김어준씨가 만들고 민주당 의원이 참여해 민주당 전체가 빨려 들어가는 것을 어떻게 보느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 장관은 “김씨나 황 의원 같은 직업적인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건 잘못된 것”이라며 “공당이 거기에 가세해선 안 된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곧장 반발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을 정치적으로 폄훼하고 모략했다”라고 했고, 같은 당 김한규 의원은 “국무위원이 어떻게 국회의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라는 말을 하느냐”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한 장관이 황 의원에게 ‘직업적 음모론자’라고 했다면 국무위원으로서 품위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판단한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 사과해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우원식 예결위원장은 ‘직업적 음모론자’에 황 의원이 포함된 것이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김씨와 황 의원 둘 다 포함된 것”이라며 “음해를 받은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공방이 길어지자 한 장관은 두 차례 파행 끝에 0시 20분 재개된 예산위 정책질의에서 “저의 답변으로 예결위 진행에 차질이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페이스북)
그러나 이를 두고 황 의원은 “한 장관의 발언은 현행범으로 체포되어야 할 수준의 명백한 범죄”라며 “즉각 공수처에 고소하는 건 물론 국무위원의 막중한 자리에 걸맞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뜬금없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그 이전에 한동훈 장관은 이미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고, 범정부 차원의 마약단속계획이 수립되고, 마약단속을 논의하기 위한 고위당정회의가 열렸다”라며 “최근 들어 전개된 일련의 움직임”이라고 했다.

그는 “불과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이루어진 일들이다. 마약류 범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다소 증가한 건 맞지만 경찰청 마약과장 레벨에서 대응하면 적당한 수준”이라며 “그런데 느닷없이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를 기획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짐작가는 바 있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통해 검찰이 주도하는 검찰만의 나라를 만들고 싶은 오만방자한 검찰만능주의자들일 것”이라며 “10월 29일 당일 압사 사고가 예견되는 혼잡지역에 기동대는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았지만 마약단속 인력은 50명 넘게 배치됐다”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대통령부터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 운운하니 일선 경찰들이 어떤 업무를 최우선 과제로 판단할지는 불문가지”라며 “마약단속에서 성과를 내는데 매몰되다 보면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인파운집현장이 안전사고 위험지역이라는 인식보다는 마약 사범이 많이 모여 있는 마약단속의 최적지로만 비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가장 중시해야 할 시민의 생명과 안전에는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음은 너무도 당연한 지적”이라며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대형참사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다각도로 그리고 심층적으로 분석하는 건 국회의원의 당연한 직무”라고 했다.

그는 “이 같은 국회의원의 활동에 대해 행정부 소속 국무위원이 국회 회의장에서 공개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함부로 쏟아내는 건 국회의 존재를 무시하는 반민주적 태도”라며 “삼권분립 정신을 훼손하는 야만적이고 천박한 언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놀랍지는 않다. 그들의 수준을 이미 잘 알고 있었으니까”라며 “야당이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정말 잘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검찰공화국에 야당이 무기력하게 끌려가서는 안 된다. 검찰공화국에는 협조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송혜수 (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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