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1%대 성장률 ②기준 금리 3.75% ③조선 빼곤 주요 산업 다 암울"
"수출동력 약화·경기둔화 본격화"
내년 한국 경제는 올해보다 더 거센 찬바람을 맞으며 ①1%대 경제 성장률에, ②기준 금리 3.75%, ③주력산업 판도 '1강3중1약'에 그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글로벌 통화 긴축 영향에 따른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한국 경제 역시 성장 엔진인 수출 동력이 약해지고 민간 소비 둔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경제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쓸 수 있는 경기 진작책도 재정건전성 우려에, 미국금리 인상 탓에 마땅치 않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격랑의 한국경제,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개최한 2023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은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조동철 KDI 교수는 국제기구들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출 위주의 회복세를 보인 한국경제에 좋지 않은 여건이 펼쳐졌다고 우려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1월) 3.8%로 발표한 뒤 7월 2.9%, 지난달 2.7% 등으로 계속 낮추고 있다.
조 교수는 "한국은행이 8월 발표한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였지만 1%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증가율이 상당폭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으로 ①수출 증가세 축소 ②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 ③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출 증가율 감소 등을 꼽았다. 조 교수는 "민간소비는 코로나19 방역 완화 등으로 긍정적 요인도 있지만, 금융 취약 계층들의 가파른 금리 인상에 따른 한계 상황 직면, 주택 가격 조정 등 리스크 요인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력산업, 재고 상승·수요 위축 등으로 부진"
한미 금리 역전차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는 전망도 나왔다. 박석길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 미국 정책 금리 상단은 4.75%, 한국 기준 금리는 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미국이 통화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한국은행도 미국과의 과도한 금리 차이 방지를 위해 이달부터 세 차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린다고 본 것이다. 이로 인한 원화 가치 약세도 이어져 국내 산업계 전반에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이런 경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내년 국내 주력산업 대부분은 재고 상승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위축 등을 겪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봤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잔여 물량, 모잠비크 프로젝트 등 LNG 운반선 발주에 따른 호재가 있는 조선·기계 업종을 빼고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은 상황이 매우 복잡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다. 반도체는 소비자용 시장 수요 부진과 수요처들의 재고 조정 여파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하고, 서버 수요도 약세로 돌아서 강도 높은 재고 조정이 예상됐다. D램은 내년 하반기, 낸드는 내년 2분기 중 업황이 바닥을 찍고 돌아선다는 관측이다. 자동차는 소비 위축 등으로 손익이 감소할 전망이며, 철강은 주택거래 위축과 경기침체 우려 등 수요 부진이 예상됐다.
석유화학은 세계적 에너지 가격 급등의 직격탄을 맞는다고 봤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업종은 원유, 가스, 석탄 등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원가 부담이 높고,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 중국의 공급 증가 등 내년 삼중고를 겪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경제계에서는 불합리한 기업 규제와 노동시장 개혁 등을 통한 경쟁력 강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전경련,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 6개 단체가 법인세 인하 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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