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굳히기냐, 민주 뒤집기냐…미국 중간선거 초박빙
WP·ABC, 공화 49%-민주 48%
NBC는 민주 48%-공화 47%
미국 중간선거를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각) 공화당의 승리 전망이 유력해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이 막판 표몰이를 하며 각각 뒤집기와 굳히기에 나섰다. 선거 직전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표의 결집 조짐도 엿보여,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전날 상원 다수당 지위를 가를 수 있는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유세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은 뉴욕시 근처 용커스에서 캐시 호컬 주지사를 위해 나섰다. 뉴욕주는 2006년 이후 민주당이 주지사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민주당 텃밭이다. 하지만 치안이 쟁점으로 부각된 이번 선거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후광을 받는 공화당 후보 리 젤딘이 바짝 추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공화당 후보 수백명이 2020년 11월 대선을 도둑맞았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한다며 “그들에게 선거는 이기거나 부정선거를 당하거나 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현역 연방 하원의원으로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의회 인증 때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힌 젤딘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이어 “이번 투표에 민주주의가 달렸다”며 민주당에 표를 달라고 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세에 나와 “우리가 상원의원 2명을 더 가진다면 대통령이 전국적인 임신중지권 보장 법률에 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 초반부터 강조해온 임신중지권 문제를 다시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아내 질 바이든도 텍사스주를 방문해 선거운동을 했다.
전날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나섰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을 위한 지지 유세에 나서 “커져가는 좌파 독재”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할 전망이어서, 이번 중간선거 유세를 적극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전날 유세에서 대선 후보 지지도에서 “트럼프는 71%, 디샌티스는 10%”로 큰 차이를 보인다며, 공화당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견제했다. 일단 주지사 선거에 다시 나선 디샌티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른 장소에서 유세를 했다.
이런 가운데 나온 막판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당 우세’가 확인되지만 민주당이 쉽게 패하지 않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워싱턴 포스트>와 <에이비시>(ABC) 방송이 등록 유권자 881명을 대상으로 해 6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유권자의 49%가 공화당, 48%가 민주당에 표를 주겠다고 했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불과1%포인트였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런 조사에선 민주당이 공화당을 꽤 앞질러야 승리를 내다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조사에서 공화당 지지층은 80%가 사전투표를 했거나 꼭 투표할 예정이라고 했고, 민주당 지지층은 그 비율이 74%에 그쳤다.
같은 날 나온 <엔비시>(NBC) 방송의 마지막 여론조사는 민주당에 조금 더 희망적이었다. 3~5일 이뤄진 조사에서 투표 의향이 있는 786명 중 48%가 민주당, 47%는 공화당의 의회 장악을 바란다고 말했다. 오차범위 안이긴 하지만, 지난달 조사 결과는 정확히 반대였다. <엔비시>는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열기가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이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 수행 지지도는 44%에 그쳤고,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53%였다. 또 70% 이상이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81%는 미국 경제 상황이 ‘매우’ 또는 ‘어느 정도’ 불만스럽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 불만이 크다는 점이 재확인된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의회 장악을 바란다는 의견이 공화당을 미세하게나마 앞선 것은 공화당에 대한 불신도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민주당은 아직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지층의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하원 선거운동 자금 모집을 총괄하는 숀 패트릭 멀로니 의원은 <엔비시>에 출연해 “박빙 승부”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중간선거 투표는 현지시각으로 8일 오전 6시(한국시각 8일 오후 8시)에 시작한다. 6일 오전까지 약 4천만명이 사전투표를 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했던 2020년 11월 대선 때보다는 적지만 2018년 중간선거보다는 많은 것이다. 상원 선거에서 핵심 접전지로 떠오른 조지아주에선 역대 최다 인원이 사전투표를 마쳤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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