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멈춰 세운 롤드컵…‘반란’ 때문에 일이 커졌다
지난 6일 오후 네이버 지도를 비롯한 네이버 다수 서비스가 접속 오류를 일으켰다. 이날 열린 ‘2022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전을 시청하려는 이용자가 중계사인 네이버 이스포츠 사이트로 대거 몰리며 트래픽이 급증한 탓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롤드컵이 뭐길래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 네이버까지 멈칫하게 만든걸까.
■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을 하나 꼽으라면 단연 ‘리그오브레전드’(LoL)다. ‘리그오브레전드’는 라이엇 게임즈가 개발해 2009년 시작됐고, 국내에는 2011년 들어왔다. PC방 점유율 분석업체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리그오브레전드’의 PC방 점유율은 40.99%에 달한다. 2위 ‘피파온라인4’ 점유율 9.52%, 3위 ‘오버워치’ 9.41%에 비하면 4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리그오브레전드’는 팀 게임을 말하는 AOS 장르로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게임과 롤플레잉 게임(RPG) 등 여러 요소가 결합해있다. ‘소환사의 협곡’ 등 독특한 형태의 전장과 지형에서 5명의 챔피언으로 구성된 양 팀이 서로의 기지를 파괴하고자 사투를 벌이고, 적진을 점령하면 승리하는 단판형 구조로 인기를 얻었다.
‘리그오브레전드’가 오랜 기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사랑 받은 이유 몇 가지를 꼽자면 우선 ‘기승전결’이 확실한 게임 서사다. 파밍(farming, 게임 초기 경험치를 쌓는 과정) 단계부터 시작해 라인전(챔피언들이 탑, 미드, 봇, 정글 총 네개의 라인에서 성장하는 과정), 소규모 국지전, 그리고 한타(5:5 대규모 싸움)로 연결되는 게임 서사는 하나의 소설을 완독한 것처럼 유저를 흥분하게 만든다.
여기에 스타플레이어의 인기도 한몫했다. 우리나라는 그간 이상혁(‘페이커’)이라는 독보적인 스타플레이어가 ‘리그오브레전드’의 인기를 이끌어왔다. 그는 전세계 랭킹 1위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3회 우승,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 2회 우승,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 10회 우승의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한다.
유저들의 요구를 반영해 게임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인기요인이다. 롤은 2016년 세계 최초로 월 평균 유저수 1억명을 넘어섰고, 2022년 9월 기준 월 평균 유저수 1억9000명으로 규모를 키웠다.
■ 이스포츠계의 월드컵, 롤드컵이란?
게임에 대한 인기는 롤드컵으로까지 이어졌다. 롤드컵은 ‘리그오브레전드’를 기반으로 만든 이스포츠 대회로 게임 개발사인 라이엇 게임즈 주최로 2011년부터 매년 10월께 개최되고 있다.
올해 롤드컵은 멕시코와 미국에서 9월29일부터 11월5일(현지 시각)까지 진행됐다. 국가별 대회 상위 네 팀이 본선에 진출한다. 국가별 1∼3번 시드는 본선 직행, 4번 시드는 본선 예선부터 시작한다. 2022년 롤드컵 한국 출전팀은 1번 젠지(Gen.G), 2번 티원(T1), 3번 담원기아, 4번 디알엑스(DRX)순으로 진출했다.
이번 2022년 롤드컵이 더 화제가 된 이유는 우승을 예측하지 못했던 팀의 반란 때문이었다. 주인공은 4번째로 출전한 디알엑스(DRX)다. 디알엑스는 8강부터 저력을 발휘하며 이변을 일으켰다. 지난해 롤드컵 우승팀이던 중국의 에드워드 게이밍(EDWARD GAMING)을 꺾고 4강에 진출했고, 4강에서는 올해 롤챔피언스 코리아(LCK) 우승팀인 젠지(Gen.G)를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는 세계 정상급 팀이자 스타플레이어 ‘페이커’가 속해있는 팀 티원(T1)을 꺾고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지난 6일 열린 결승전에서 26살 동갑내기인 디알엑스의 ‘데프트’ 김혁규가 티원의 ‘페이커’ 이상혁과 격돌했다. 데프트에게는 롤드컵 첫 우승이란 의미가, 페이커한테는 네번째 롤드컵 우승이란 의미가 있었다. 접전 끝에 디알엑스가 3대2로 승리했다.
2022년 롤드컵 시청자 수는 역대 최고치를 가뿐히 넘어섰다. 이스포츠 차트에 따르면 2022년 롤드컵 결승전 시청자 수는 514만 7699명(중국 지역 수치 제외)이었다. 지난해 401만 8728명에서 113만명 증가한 수치다. 디알엑스의 주장 ‘데프트’는 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저와 팀의 우승이 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분들께 희망이 됐으면 좋겠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최문정 기자 anna.cho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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