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사무총장 “인류,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 밟고 있다”

김재중 기자 2022. 11. 8.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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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7일(현지시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 정상회의가 열린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샤름 엘 셰이크|로이터연합뉴스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구 온도도 계속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우리 행성은 기후 재앙을 돌이킬 수 없는 티핑 포인트(균형을 깨뜨리는 극적인 변화의 시작점)를 향해 빠르게 다가가고 있다.”(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회의(COP27)에 모인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기후변화의 위협과 인류의 미흡한 대응에 관한 강력한 우려와 경고를 쏟아냈다고 로이터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COP27 정상회의 연설에서 “우리는 기후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선진국들이 후진국의 온실가스 감축 및 에너지 전환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협정을 속히 체결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중국이 이 협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탄소 배출에 대한 가격을 오는 2030년까지 최소 t당 75달러로 올려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전환을 할 유인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연합(AU) 의장인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아프리카의 온실가스 배출 규모는 전 세계 4%에 불과하다”면서 “우리는 아프리카의 개발을 저해하는 결정이 아닌 공평하고 공정한 녹색 전환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여전히 6억명의 아프리카인이 전기 없이 살고 있다면서 이들의 권리가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우리는 에너지 측면에서 러시아가 가하는 위협 때문에 기후에 관한 우리의 다짐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라면서 “모든 국가는 그들 자신의 다짐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기후 안보는 에너지 안보와 밀접히 연계돼 있다”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혐오스러운 우크라이나 침공과 에너지 가격 상승은 전 세계가 기후에 관한 변화를 늦출 이유가 아니라 더 빠르게 행동할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으로 노벨상을 받은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우리 모두는 신뢰성 문제를 안고 있다”면서 “우리는 말하고 있고, 행동하기 시작했지만 충분히 일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선진국들이 특히 아프리카의 가스 자원을 탐내는 행동을 ‘자원 식민주의’라고 비난하면서 “우리는 자원 식민주의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바베이도스의 미아 모틀리 총리는 기후 위기를 겪는 도서국에 세계은행(WB)과 IMF가 더 많은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대출액이 수조달러로 늘어나길 원한다.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고 호소했다.

주요 산유국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대통령은 “UAE는 책임 있는 에너지 공급국가로 여겨진다”면서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필요로 하는 나라가 있는 한 계속 그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UAE는 내년 기후변화 회의 주최국이다.

김재중 기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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