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우뚝 선 K-바이오…"'소부장'은 이대로 괜찮은가요"

김태환 기자 2022. 11. 8. 06: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2 국제의약품박람회'(CPhI 2022) 현장 전시부스를 취재하던 중 이런 외국인 참가자를 목격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형 바이오업체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외국 기업들이 먼저 찾아와 사업 기회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독일 CPhI 2022, 삼바·셀트리온 등 대형사 부스에 외국인 바이어 문의 줄 이어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상대적 한산…"제약·바이오 기초 생태계 경쟁력 키울 필요"
ⓒ 뉴스1

(프랑크푸르트=뉴스1) 김태환 기자 = "저는 OOO에서 왔습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를 우리나라에도 공급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2022 국제의약품박람회'(CPhI 2022) 현장 전시부스를 취재하던 중 이런 외국인 참가자를 목격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국내 대형 바이오업체들은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도 외국 기업들이 먼저 찾아와 사업 기회를 논의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불과 10여년 전 미국과 유럽에서 열리는 제약바이오산업 박람회장 내 한국 기업의 위상과는 천양지차다. 과거 전시장 한편에 초라하게 자리한 한국관은 변방에서 온 작은 구멍가게였고 중동, 러시아 등 틈새시장 찾기에 분주했다.

그러나 이제 K-바이오의 위상은 해외 바이어들의 발길을 돌려세웠다. 수십년 전 무역상사로 의약품 사업을 처음 시작했다는 한 국내 참가기업 관계자는 "이제 남은 건 국산 소재·부품·장비 업체의 육성"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소재·부품·장비 업체는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한 10여곳에 달했지만, 전시장 곳곳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각 업체 관계자들은 "코트라 후원으로 참여했지만, 현장 인지도가 너무나 없다"고 토로했다.

원료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셀트리온, 삼성, 롯데 등 국내 굴지의 그룹들도 우리 제품을 쓰지 않는데 어떻게 경쟁력이 생길 수 있냐"며 "해외 바이어에게 우리가 삼성에 납품한다고 하면 우리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국내 중소형 소부장 업체의 경쟁력 확보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과제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이나 국가간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흔들려 원부자재 수급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산업의 자립과 백신 주권을 지키는 기반이기도 하다.

중소형 회사를 살리는 방법이 없을까. 업계에서는 알을 깨기 위한 '줄탁동시(啐啄同時)'가 필요하다고 본다. 안과 밖에서 함께 노력해야 틀을 깨고 더 큰 세상을 향한 날개를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외부적으로 국내 기업과 소부장 업체간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의약품 소부장의 해외 의존도는 80% 이상으로, 원료 중간체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한다. 미국과 유럽 진출 시 실패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외 경쟁사들과 같은 장비를 사용해 약을 만든다.

내부적으로는 개별 업체들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박람회에는 미국과 유럽의 주사기 등 소형 업체도 대거 참가했는데 이들 제품은 최소 침습형이나 잔여 약물 최소화 주사 등 개별 제품의 특성이 부족하다. 틈새시장을 노리는 우리 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의약품을 담는 용기인 '캡슐'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소기업 서흥은 자체 연구개발과 중동 HACCP 인증 등 현지 시장 맞춤화 전략으로 캡슐 제조 세계 3위로 우뚝 섰다. 현지에서도 유럽에서 규제하고 있는 이산화타이타늄 첨가제를 제거한 '오로라 캡슐'로 많은 바이어들의 주목을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K-뷰티, K-바이오의 성과도 기초가 없으면 하룻밤 꿈에 지나지 않는다"며 바이오 소부장 기업들의 건강한 성장을 강조했다.

cal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