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불황터널… 내년이 더 어렵다

이한듬 기자 2022. 11. 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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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韓 덮친 경기침체 공포] ② 대내외 경기환경 불확실성↑

[편집자주]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울린다. 주요 대기업들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둔화돼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수출은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무역적자도 7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내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우려가 커진다. 과연 글로벌 경기침체 속 성장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묘수는 있을까.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 사진=뉴스1 DB
▶기사 게재 순서
① 기업 재고 늘고 수익성 급감… 산업계 '초비상'
② 끝 모를 불황터널… 내년이 더 어렵다
③ 경기침체에 재계 '1000조 투자' 흔들
④ '퍼펙트 스톰' 경고음… 위기 넘을 해법은
대내외 경기환경의 악재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에 비상등이 켜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고환율·고물가로 인한 경기침체·소비둔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수출도 줄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꺾일 것이란 우려도 크다. 내년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이란 전망까지 고개를 들면서 불확실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코로나19 버텼더니 악재 '한가득'


지난 3월 촉발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요동을 치면서 국제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어서다. 원유를 비롯한 주요 에너지 자원 가격이 크게 치솟았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0월31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0.6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3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배럴당 120달러대 후반까지 치솟았던 것에 비하면 많이 안정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 가격이 배럴당 50달러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여전히 높다. 가격은 앞으로도 쉽게 떨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까지 국제유가가 평균 배럴당 89~98달러로 고점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등 이른바 '3고(故)' 현상이 지속되는 점도 국내 경제에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28일 종가 기준 1439.90원으로 장중 1440원을 넘어 2009년 3월16일(고가 1488원) 이후 13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후로도 1400원대의 고환율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긴축 강화와 글로벌 달러 강세로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월1일 원/달러 환율은 1417.20원으로 마감했다. 1년 전(1178.50원)보다 20%가량 높다.

고금리도 문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2일 기준금리를 기존 2.50%에서 3.00%로 0.50%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서만 5회 연속 인상으로, 이는 한은 역사상 처음이다. 추가적인 인상 가능성도 높다. 미국이 11월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국도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가 3.5% 수준일 것이라는 시장 예상은 금통위 의견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또 한 번의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기업들의 이자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준금리가 0.5%포인트 오르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약 3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뚝'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 불안도 추가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최근 "채권시장 위축은 대부분의 기업이 만기 도래하는 대규모 채권을 차환할 때 훨씬 더 높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며 "기업의 이자 비용 부담 능력 및 영업현금흐름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부여한 대부분의 한국 비금융 기업의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의 수출마저 비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국의 10월 수출은 524억8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5.7% 감소하며 월간 기준 2년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67억7000만달러 적자다. 10월까지 누적 무역적자 규모는 355억8500만달러다.

내년 수출 전망도 어둡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023년 경제·금융시장 보고서'를 통해 내년 한국의 연간 수출이 -0.6%로 마이너스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무역 의존도는 79.7%에 달한다. 무역적자가 지속되면 경제 성장률 둔화로 직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진다.

이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낮춰 잡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을 2.0%로 직전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췄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 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2.4%에서 0.3%포인트 낮춘 2.1%로 제시했다. 1%대 성장을 예상한 곳도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경제 성장률을 1.9%로 예상했고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보다 더 낮은 1.8%를 전망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년 국내 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한 정책 수단을 강화하는 한편 민생경제의 안정성 확보를 통해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를 '물가 안정'에서 '경기 안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고 재정정책의 방향 역시 점진적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산적한 대내외 리스크로 금융과 실물 경제가 동시 침체되는 복합불황, 이로 인한 국내 경기 장기 침체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무역 등 대외 경상거래의 건전성 유지 노력 역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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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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