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고 늘고 수익성 급감… 산업계 '초비상'

이한듬 기자 2022. 11. 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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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韓 덮친 경기침체 공포] ① 주요기업 줄줄이 실적 경고음

[편집자주]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경제에 경고음이 울린다. 주요 대기업들 창고에 재고가 쌓이고 수익성이 둔화돼 투자도 줄어들고 있다. 수출은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무역적자도 7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내년 경기 전망도 불투명해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 우려가 커진다. 과연 글로벌 경기침체 속 성장동력을 잃지 않기 위한 묘수는 있을까.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이 금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① 기업 재고 늘고 수익성 급감… 산업계 '초비상'
② 끝 모를 불황터널… 내년이 더 어렵다
③ 경기침체에 재계 '1000조 투자' 흔들
④ '퍼펙트 스톰' 경고음… 위기 넘을 해법은
글로벌 경기 침체 한파가 한국 산업계를 덮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호실적을 유지하며 한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 남은 4분기 실적도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가 크다. 특히 대내외 환경 악화로 현재의 경기상황이 단기간에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내년 성장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주요 대기업 3분기 실적 급감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한 10조8520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 사업이 속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영업이익이 5조120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0조600억원)에 비해 반토막 나면서 전체적인 실적이 급감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60.3% 내려앉은 1조655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2조1569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낮은 '어닝 쇼크'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여파로 PC와 스마트폰 등 정보통신(IT) 기기 수요가 급감했고 고객사가 재고 조정에 나서며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이 줄어든 탓이다. 타이완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 D램 가격이 직전 분기보다 10~15% 하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15~20%가량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25.1% 늘어난 7466억원을 기록했다. 외형적으로는 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착시다.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5968억원)에 제너럴모터스(GM) 전기차 리콜 충당금 약 4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성은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2283억원으로 전년대비 반토막 났고 TV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는 5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TV·IT 제품 등 전방산업이 부진하면서 부품업계의 실적도 줄줄이 하락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759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분기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 패널 수요가 전례 없이 급감했고 LG디스플레이 주력 분야인 중형과 프리미엄 TV용 패널 판가가 하락했다"면서 "LCD 패널 가격이 역사적 저점 대비로도 크게 하회하는 수준으로 하락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이 3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8% 급감했다. 스마트폰·PC 등 IT용 세트 수요 감소 및 재고조정 영향으로 실적 하락이 불가피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실적이 금갑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쌓이는 재고… 내년 전망도 암울


기업들의 재고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상품이 팔리지 않아 제품을 쌓아두고만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57조32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37조8000억원)보다 20조원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전자의 재고자산은 9조9600억원에서 11조2100억원으로 늘었고 SK하이닉스는 6조6000억원에서 14조67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치솟았다.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도 3조5800억원에서 4조5200억원으로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재고가 늘어나면 현금흐름이 정체된다"며 "기업 입장에선 차입금을 늘릴 수밖에 없는데 고금리 현상으로 이자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재무환경이 악화되는 등 악순환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3고(高)' 여파, 주요국의 긴축재정,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의 시장침체 등 대내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한동안 경기회복을 기대할 수도 없다. 특히 '산업의 쌀'이자 한국 수출의 주력 품목인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담당 사장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연초 기대와 달리 올해 하반기 메모리 시장은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어려운 사업 환경이 지속될 것"이라며 "현재 공급단과 고객을 합친 재고 수준이 평균대비 높고 이러한 상황이 내년 1분기까지는 피크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도 최근 발표한 '2023년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감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감소한 반면 생산은 유지되면서 판매가 하락세를 보이고 재고 소진은 지연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경기둔화로 전방 수요인 TV, 컴퓨터 등의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등의 판매가격은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생산량과 투자를 조정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판매를 강화해 수익성 하락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부가 더 과감한 지원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한국 기업들의 자금사정이 악화되고 투자·고용 여력도 위축된 상황"이라며 "법인세율 인하와 함께 불합리한 제도 개선을 통해 기업들이 당면한 경영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워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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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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