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삼성전자, 낸드 '적층' 속도 높인다
기사내용 요약
차세대 V낸드 양산 발표…더블 스택 등 '본궤도'
2030년 1000단까지 속도전…원가 경쟁력에 자신감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가 8세대(200단 이상) 낸드 플래시 반도체 양산을 선언하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적층(積層)' 경쟁에 본격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경쟁사들의 잇단 '세계 최고층' 낸드 제품 출시 발표에도 불구, "층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하지만 지난달 '2030년 1000단 낸드 개발'을 선언한 데 이어, 8세대 V낸드 양산도 발표하며 공격적으로 적층 기술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차세대 V낸드(3차원 수직구조 낸드)의 양산을 발표한 것은 지난 2019년 6월(6세대) 이후 3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7세대(176단) V낸드의 경우 별도 발표 없이 지난해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V낸드(수직구조 낸드)를 2013년 세계 최초로 개발했지만, 최근 수 년간은 후발 주자에도 세대 교체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을 겪었다.
삼성전자는 평면 구조인 메모리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Cell)'을 쌓아 올린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계를 돌파하는 데 성공했지만, 신기록을 지키는 데는 실패했다. 사실상 7세대 양산 발표를 건너뛴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업계는 해석해왔다.
이번에 나온 8세대 V낸드 양산도 경쟁사보다 한발 늦었다. 앞서 미국 마이크론이 지난 7월 232단 제품 양산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8월 238단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준비 중이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8세대 V낸드는 236단 제품으로 추정된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차세대 공정 기술이 경쟁 업체들로부터 거센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7세대와 달리 8세대 들어 다시 양산 발표를 재개한 것을 놓고, 업계에서는 초고층 낸드 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이 이제 본궤도에 오른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에서는 특히 삼성전자가 7세대부터 적용을 시작한 '더블 스택' 기술을 통해 '초고층 낸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셀을 수직으로 쌓는 '싱글 스택' 방식에서 업계 최고 기술력을 확보했다. 하지만 경쟁사들은 셀을 2단으로 쌓은 뒤 이어 붙이는 '더블 스택' 방식으로 먼저 전환했고, 그 결과 세대교체를 주도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가 '더블 스택' 방식의 낸드 양산을 선언한 만큼 차세대 V낸드 개발에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론상 낸드 플래시는 셀을 쌓기만 하면 집적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면 웨이퍼 한 장당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최근 낸드 플래시 시장은 생산 업체들의 난립에 따른 공급 과잉으로 원가 절감이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삼성전자는 8세대 V낸드를 앞세워 차세대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의 고용량화를 주도함과 동시에 높은 신뢰성을 요구하는 자동차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하지만 무작정 단수만 쌓는 것은 능사는 아니다. 적층 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안정적인 구조와 셀 간 안정적인 전기 신호 전달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 3차원 스케일링(3D scaling) 기술로 셀의 평면적과 높이를 모두 감소시키고, 셀의 체적을 줄이면서 생기는 간섭 현상을 제어하는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8세대 V낸드에 이어 오는 2024년 9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2030년 1000단 V낸드 개발을 목표로 잡고 있다.
단수 경쟁이 모든 것을 대변하지는 않겠지만, 업계에선 세대를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로 활용하는 만큼 시장 수요에 맞춰 공정 로드맵을 순차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허성회 부사장은 "8세대 V낸드를 통해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고, 더 차별화된 제품과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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