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유치 난항’ 정육각... ‘초샵’ 통해 화장품 확대 나섰지만

이신혜 기자 2022. 11.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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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물 전문 플랫폼 정육각이 지난 3월 인수한 유기농 식품사 초록마을과의 협업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농산물 등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내년 초를 목표로 초록마을이 취급하는 상품들을 함께 판매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육류 판매에 중점을 둔 정육각에 더해 초록마을에서 판매하는 채소 및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추가해 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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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유치 중인 정육각, 3월 인수한 초록마을과 협업 고심
장보기·뷰티 동시 운영하는 ‘컬리’ 전략 따라
그래픽=손민균

축산물 전문 플랫폼 정육각이 지난 3월 인수한 유기농 식품사 초록마을과의 협업해 화장품과 생활용품, 농산물 등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정육각과 초록마을은 내년 초를 목표로 초록마을이 취급하는 상품들을 함께 판매하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이 일환으로 정육각은 지난달 27일 ‘초샵’을 상표권을 등록하고, 립스틱과 샴푸 등 뷰티 제품부터 농산물 등을 지정 상품으로 추가했다.

이에 업계에선 상장을 앞둔 컬리가 최근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명칭을 마켓컬리에서 컬리를 바꾸고, 화장품을 전문으로 파는 ‘뷰티컬리’ 카테고리를 신설해 외형을 키우는 전략과 비슷하다는 평이 나온다.

육류 판매에 중점을 둔 정육각에 더해 초록마을에서 판매하는 채소 및 화장품, 생활용품 등을 추가해 거래액을 늘리는 전략이란 것이다.

정육각이 현재 자금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육가공 전문 플랫폼에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의지를 투자자에게 알리려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육각은 카이스트 출신 김재연 대표가 2016년 설립한 축산물 전문 플랫폼이다. 도축 4일 이내 돼지고기, 산란 당일 달걀 등 신선식품 유통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적자 경영이 계속되고 있다. 정육각의 영업 손실은 2020년 80억원에서 지난해 249억원으로, 1년 사이 적자 폭이 3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지난 3월에는 약 390개 매장을 보유한 1세대 유기농 식품 유통사 초록마을을 약 9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후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이를 위해 정육각은 신한캐피탈로부터 370억원을 대출받고, 중소기업벤처부의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육성 지원사업에 지원해 특별보증 대상으로 선정됐다.

정육각 홈페이지 캡처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인 정육각이 자신보다 덩치가 2배 이상 큰 회사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고금리 기조와 투심 위축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업계에선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무리하게 인수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당시 인수금 및 운영자금으로 약 15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지만, 현재까지 목표한 만큼의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만 해도 정육각의 기업가치는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올해 플랫폼 업체들의 기업가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정육각의 기업가치가 1000억원 정도로 떨어진 것이 이유다. 앞서 지난 7월까지 정육각이 세 차례에 걸쳐 유치한 누적 투자금은 약 700억원이다.

이에 정육각 관계자는 “신한캐피탈의 대출 만기가 연장될 예정이며, 시리즈 D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경기 전망이 안 좋은 상황에선 가격 경쟁력이나 고품질 제품 등 타 플랫폼과 차별화를 보여줘야 버틸 수 있다”며 “정육각이 무리하게 초록마을을 인수했다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선 함께 할 수 있는 사업 방향성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다른 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시장 침체로 ‘버티기’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타트업 투자에 망설여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스타트업이 살아남으려면 내부에서 사업 시너지를 내고, 고정 소비자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육각과 초록마을 측은 ‘초샵’ 외에도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선 지난달 31일 초록마을에서 판매하는 만두에서 목장갑이 나와 논란을 산 만큼, 당장 신사업을 벌이긴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정육각 관계자는 “향후 사업을 염두에 두고 대비 차원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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