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배당주...증시 변동성에 매력 더 커졌다
연말 초과 수익률 조건은 ‘변동성 제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 1위 ‘DGB금융지주’
연말이 다가오면서 높은 배당 수익률을 자랑하는 종목으로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배당주는 결산월인 12월이 되면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배당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을 앞두고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당분간 주식시장이 변동성을 키운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 만큼, 경기방어주로서 배당주의 매력이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됐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종가 기준 유가증권, 코스닥 시장 상장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고배당50지수’는 전날보다 17.31포인트(0.69%) 오른 2512.63을 기록했다. 지난달 4일부터 이날까지 해당 지수는 2.5% 올랐다. 코스피배당성장50과 KRX-IHS코스피200예측고배당50지수는 각각 5%, 6.2%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약 9% 상승했다. 최근 한 달 기준 코스피지수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지만, 배당주는 통상 벤치마크 지수보다 덜 떨어지고, 덜 오른다. 굳이 비교하자면 하락 구간일 때 벤치마크지수보다 양호한 흐름을 나타낸다는 분석도 있다. 주식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배당주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001년 이후 국내 주식 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대표적인 4번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배당주는 하락 구간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며 “주가 지수가 반등하는 구간만 살펴본다면 배당주의 성과가 부진해 보일 수도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하락 구간과 반등 구간을 누적해서 평가하면, 배당주는 (벤치마크 대비) 우월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코스피지수 상승을 제한하는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3주 연속 상승하면서 일차적으로 가격 부담이 높아진 데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만큼 4분기 실적도 미리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중간선거, 소비자 물가 발표를 앞두고 있어, 관망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정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가 정점을 통과하고, 소비를 포함한 실물경기가 4분기 말부터 둔화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금리 상황이 유지되고, 주식 시장에선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적은 배당주로 수급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배당주는 가치주와 저변동성이라는 스타일과 높은 관계가 있다”며 “지금 시장에서 초과 수익률을 내기 위한 핵심은 변동성 제어 여부에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5%를 상회하는 상장사는 총 30곳이다.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전망치를 제시한 상장사만 기준으로 집계한 수치다. 배당수익률은 연간 1주당 배당금을 현재 주가로 나눈 값으로, 시장에선 배당수익률이 3%를 넘어가면 배당주, 5%를 웃돌면 고배당주로 분류한다.
올해 예상 배당수익률이 높은 상위 5개 중 4개 종목은 모두 금융사다. DGB금융지주 배당수익률은 9.62%로 주당 약 648원 배당금이 지급될 전망이다. JB금융지주(9.57%), BNK금융지주(9.47%), 우리금융지주(9.41%), 효성(9.17%) 배당수익률 추정치도 9%대에 머물렀다. SK스퀘어(8.91%), 기업은행(8.08%)이 뒤를 이었다.
직접 배당주에 투자하는게 부담스럽다면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지난달 기준 국내에서 배당주 펀드로 분류되는 상품은 269개로, 이 중 설정액이 1000억원 이상인 상품은 총 20개다. 신영밸류고배당(1조186억원), KB퇴직연금배당40(9976억원),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6671억원), 신영퇴직연금배당40(4004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배당주 펀드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하면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상품이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라며 “일부 배당주 펀드는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일부 펀드는 순유입으로 전환됐다”고 했다. 그는 “지난 한 달 간은 국내 배당주 상장지수펀드(ETF)와 미국 배당주 펀드를 중심으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월 결산법인 배당금을 받기 위해서는 주식시장 마지막 거래일 이틀 전(배당기준일)까지는 주주 명부에 등재돼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을 매수하고 실제 결제는 2거래일 이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배당기준일이 지나면 배당받을 수 있는 권리가 사라지는데, 이를 배당락이라고 한다. 배당주 주가는 배당락일을 기점으로 낙폭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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