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마약 때문? 북한 공작?"…가짜뉴스 여전히 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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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각종 가짜뉴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반면에 한 검찰 관계자는 "명예훼손은 범주가 특정이 될 수 있는 집단이나 복수의 피해자의 경우에도 성립한다"며 "이태원 참사의 경우 사망자 수와 사고 발생 시각도 명확하기 때문에 (가짜뉴스 유포자들) 처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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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이태원 참사를 둘러싼 각종 가짜뉴스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사고 원인에 대한 잘못된 추측과 미확인 정보가 난무하는 것은 물론 여론몰이로 무고한 사람이 경찰 조사를 받거나 피해자들에 대한 2차 가해도 일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이번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이같은 가짜뉴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법조계에서는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의 경우 단순유포자도 처벌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태원 참사는 마약 때문" "북한 공작원 소행"…난무하는 가짜뉴스
8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열흘이 지났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여전히 참사와 관련한 각종 가짜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참사 직후부터 현재까지 트위터 등에는 "사고 원인이 마약 때문이다", "가스 누출로 사고가 일어났다"는 취지의 가짜뉴스가 잇따랐다. 또 유명인이 방문해 인파가 몰려 참사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퍼져 거론된 유명인들이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현장에서 일명 '토끼 귀 머리띠' 남성이 인파를 밀어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이 온라인에 퍼져 해당 남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자신의 신원을 공개한 이들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태원 참사가 북한 공작원들의 소행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지난 2일 한 방송에서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이런 일이 일어났을때 북한이 올라탔나 안 탔나 조사할 필요도 없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에서 일부 시민들이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 참사를 패러디했다는 가짜뉴스도 유포됐다. 이에 주베트남한국대사관이 '해당 장면은 베트남에서 자주 발생하는 교통사고 상황을 빗댄 것'이라며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시민들은 2차 가해를 우려하며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자영업자 박모씨(55)는 "이태원 참사 관련해서 터무니없는 주장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화가 난다"며 "자기 자식이 그렇게 당했어도 그런 말을 할 건가"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장모씨(27)는 "부모님이 어느날 '애들이 마약을 하니까 그렇지'라고 말하는 걸 보고 충격받았다"며 "대부분은 안 믿겠지만 이렇게 가짜뉴스에 현혹되는 경우도 있어서 관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대상 특정되면 유포행위로도 처벌 가능"
법조계 전문가들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가짜뉴스의 경우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신민영 법무법인 호암 변호사는 "특정 사람을 콕 집어서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를 향해 이야기하는 것은 처벌 규정이 없다"면서도 "대상이 특정돼 있는 가짜뉴스의 경우 메신저로 퍼나르는 단순 유포 행위도 처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에 한 검찰 관계자는 "명예훼손은 범주가 특정이 될 수 있는 집단이나 복수의 피해자의 경우에도 성립한다"며 "이태원 참사의 경우 사망자 수와 사고 발생 시각도 명확하기 때문에 (가짜뉴스 유포자들) 처벌 가능성이 없다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처벌받지 않더라도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민법 제750조에 따르면 법원은 피해자의 청구에 의해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명할 수 있다.
한편 경찰은 SNS 등 온라인상 가짜뉴스 및 피해자 모욕성 게시물을 모니터링하며 위법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지난 1일 기준 서울경찰청과 경기북부경찰청 등은 온라인에 올라온 고인 명예훼손 글 11건을 입건 전 조사하고 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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