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경영 윤곽 잡힌 모나미…삼형제 경영체제는 변수

안정적 3세 경영 기반 마련, 재산분할 논의 가능성은 배제 못해

송하경 모나미 회장 (모나미 제공)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고(故) 송삼석 모나미 창업회장 장손인 송재화 본부장(상무)이 조부 보유 지분을 가장 많이 상속받았다. 아버지인 송하경 회장이 모나미 최대주주인데다 송재화 본부장 지분율도 상당해 3세 경영 체제 윤곽은 잡힌 모습이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4월 별세한 고 송삼석 창업주가 보유한 모나미 지분 3.08%(58만1655주)에 대한 상속이 9월 이뤄졌다. 당시 주식시세로 20억원(종가 3475원 기준) 상당이다.

상속 대상은 손자·손녀 총 5명이다. 창업주의 3형제 중 장남인 송 회장의 아들인 송재화 모나미 본부장이 1.03%를 상속받았다. 차남 송하철 부회장과 삼남 송하윤 사장 자녀 4명은 송 본부장의 절반인 0.51%씩을 받았다.

상속 이후 송 본부장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15만9697주에서 35만3582주로 증가했다. 현재 보유 지분율은 1.87%다. 송하경 회장(13.76%), 송하윤 사장(5.13%), 송하철 부회장(4.54%)에 이어 4대 주주다.

모나미 측은 송 회장 가족만 자녀가 한 명이어서 지분을 많이 받은 것처럼 보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나미 관계자는 "송 창업회장님은 삼형제에게 지분을 공평하게 나눴는데 다른 형제와 달리 송 회장의 경우 자녀가 송 본부장 한 명이어서 비율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재화 본부장 아버지인 송하경 회장이 모나미 최대주주여서 고 송삼석 창업회장 지분이 누구에게 상속되더라도 경영권에는 변함이 없다.

손자, 손녀 총수를 기준으로 균등하게 지분을 나누기 보다 삼형제를 기준으로 보유 지분을 분배한 것은 송재화 본부장에게 더 유리한 상속이라는 점에서 3세 경영 체제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볼 수도 있다.

더욱이 송 본부장은 사촌들 중 유일하게 모나미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송 본부장은 미국 위스콘신메디슨대 통계학·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후 2014년 9월 모나미에 공채로 입사했다. 지난해 초 임원으로 승진하며 비등기 이사에도 올랐다. 현재 상품기획 파트를 총괄하고 있다.

모나미스토어 성수점. 2022.3.17/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다만 모나미가 삼형제 중심의 경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3세 경영체제가 갖춰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재산분할 등 이슈가 불거질 수 있어서다.

현재 모나미는 ㈜모나미→항소(문구도매)·플라맥스(문구제조)·모나미이미징솔루션즈(OA기기)→엠텍(문구 제조)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고 송삼석 회장 차남인 송하철 부회장은 자회사 항소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모나미 임원에 이름을 올리고 미등기임원으로 감사 업무를 맡은 건 2009년이다. 2017년부터 모나미 고문과 항소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삼남인 송하윤 사장도 모나미이미징솔루션즈 대표를 맡고 있다. 현재 모나미 지분 5.13%를 보유한 송하윤 사장은 2대 주주에 해당되지만 모나미 경영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세 경영체제로 전환하는 시점에 고 송삼석 창업회장 삼형제간 재산분할 목적의 계열분리 등을 논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편 모나미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화장품 제조·판매·도소매업과 학원 운영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지난해도 사업목적 12개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올렸지만 당시엔 의결권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올해는 안건 통과를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ideae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