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놀이' '압사 놀이' 번지는 학교... "참사 연상 영상도 적극 규제해야"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1일 학교로부터 '다중밀집사고 및 압사에 대한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공지 메일을 받았다.
김씨는 "청소년기에는 사고 의미나 충격을 되짚어보기보다 일단 화제가 되면 흉내부터 내 영상이 더욱 위험한 것"이라며 "자칫 압사 놀이가 학교사회 전반에 번질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사이 '놀이'처럼 재생산... 유행 우려
트라우마 유발 간접 영상도 규제 강화해야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1일 학교로부터 ‘다중밀집사고 및 압사에 대한 안전 교육을 철저히 하라’는 내용의 공지 메일을 받았다. 알고 보니 학생들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본떠 사람을 밑에 놓고 그 위에 엎어지며 장난을 치는 놀이가 유행이었다. 민원인은 아이들이 이를 ‘이태원 놀이’ ‘압사 놀이’로 부르며 논다고 학교 측에 항의했다. A씨는 7일 “일부 학생은 156명이 숨진 참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교육 내용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일보가 취재해 보니 청소년들 사이에 온라인에서 떠도는 이태원 참사 장면을 놀이처럼 ‘재소비’하는 현상이 나타나 우려를 낳고 있다. 김모(44)씨가 근무하는 세종시 한 중학교에서도 체구가 작은 학생을 벽에 밀쳐 놓고 남학생 7, 8명이 압박하며 노는 걸 본 교사들이 기겁해 안전교육 필요성을 공론화했다.
아이들의 그릇된 행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참사 영상이 무분별하게 퍼진 탓이 크다. 김씨는 “청소년기에는 사고 의미나 충격을 되짚어보기보다 일단 화제가 되면 흉내부터 내 영상이 더욱 위험한 것”이라며 “자칫 압사 놀이가 학교사회 전반에 번질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이미 유튜브, 트위터에서는 일명 ‘압사 놀이’ ‘햄버거 놀이’ 등의 제목이 붙은 영상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평소 SNS를 즐겨하는 대학원생 정모(29)씨는 “참사 당시를 연상케 하는 영상이 많은데, 이런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포하는 저의를 정말 모르겠다”고 분개했다.
유튜브 등은 시청자에게 혐오감을 주는 폭력적이고 불쾌한 내용의 콘텐츠를 상대로 삭제 및 연령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요즘 참사 당일 영상을 거의 시청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간접 재생산된 영상까지 막는 방안은 현재로선 없어 참사 유족 등 피해자들에게 끔찍한 고통을 다시 떠올리게 할 수 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아직은 사고에 직ㆍ간접적으로 노출된 많은 이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라며 “참사의 충격과 상처가 아물 때까지 자극이 될 만한 콘텐츠를 적극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미디어리터러시교사협회도 이날 ‘재난상황에서 디지털 시민을 위한 미디어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협회 측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사고를 흉내내 놀이를 할 경우 위험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큰 안전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文 키우던 풍산개 반환 놓고… "치사하다" "좀스럽다" 신경전
- [단독] "경찰서장 빨리 현장에 가라"... 경찰 인파 관리 '체크리스트' 있으나마나
- 윤 대통령 "경찰, 아비규환서 권한 없단 말 나오나" 거센 질책
- "외도 현장에 저를 데려간 엄마, 기억이 잊히지 않아요"
- 장영란 "김구라 아내, 몸매와 미모에 충격 받아" 감탄
- 돌연 자취 감춘 고교야구 에이스 3인방, 지금 어디에
- 5년 만에 돌아온 '여신 과학자'에 중국 찬사 쏟아진 이유
- "BTS 정국 모자 맞다" 1000만원 판매 前 외교부 직원 혐의 인정
- 파월 "더 올릴것"..."금리 10%오나" 커지는 이자 공포
- 구조 광부 "광산 사고원인 안전불감증... 막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