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난방온도 19도로 제한… 터틀넥 스웨터 입는 마크롱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2. 11. 8.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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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에너지 소비 10% 감축”

심각한 에너지 위기에 처한 프랑스에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 등 정치 지도자들이 공식 석상에서도 터틀넥 스웨터 모습으로 나타난다. 앞서 브뤼노 르메르 경제재정부 장관이 지난 9월 27일 2024년까지 프랑스의 에너지 소비를 10%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면서 “더는 내가 넥타이를 맨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후 그가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모습을 잇달아 공개하자 마크롱 대통령도 뒤를 따랐다.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마크롱 대통령과 정장 셔츠에 넥타이를 맨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함께 선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독일은 프랑스보다 한발 앞선 9월 초부터 모든 공공시설의 난방 온도를 최대 19도로 제한키로 하는 등 프랑스보다 강력한 에너지 절감 방침에 나섰기 때문이다.

프랑스 경제 부처가 밀집된 파리 베르시(Bercy)에서 일하는 질베르씨는 “터틀넥 스웨터가 이제는 ‘에너지 절감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징표처럼 되는 분위기”라고 했다. 프랑스 일각에서는 패션을 내세운 정부의 에너지 절감 운동을 놓고 일본 정부가 2000년대 중반부터 펼쳐온 ‘쿨비즈’ 캠페인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일본 정부는 여름철 전력난 해소를 위해 공공 기관의 실내 냉방 온도를 28도 이상으로 제한했다. 대신 넥타이를 매지 않고 반소매 셔츠 차림으로 일하자며 당시 아베 신조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직접 반소매 셔츠 차림으로 공식 석상에 나서기도 했다.

프랑스 공공 기관의 에너지 절감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화장실에 온수 공급 시간을 제한하거나 아예 끊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공무용 차량의 경우 고속도로에서 시속 110㎞ 이상을 못 내도록 제한했다. 잘 보지 않는 사무실의 TV나 홍보용 모니터도 모두 끈다. 파리교통공단(RATP)은 에너지 절감을 위해 지하철 운행 속도와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작동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하면 5% 내외의 전력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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