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미사일이 중국을 향한 이유 [아침을 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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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중 접경에서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는 서해상으로 처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북중관계 '이상' 신호라기보다는 최근 중국 20차 당대회와 미중 갈등에 '올인'해 있는 중국의 관심을 한반도 문제에 더 끌어당기려는 북한식 '구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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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북중 접경에서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는 서해상으로 처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북중관계 '이상' 신호라기보다는 최근 중국 20차 당대회와 미중 갈등에 '올인'해 있는 중국의 관심을 한반도 문제에 더 끌어당기려는 북한식 '구애'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큰 틀에서 북중관계는 사회주의 동질성에 집착하는 시진핑 주석의 성향과 미중갈등 악화라는 국제정치 구조에서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 시간 연일 동해로 미사일을 쏘아대던 북한이 북중 접경지역 도시 단동에서 불과 20㎞ 떨어진 곳에서 중국 어선들이 몰려 있는 서해상으로 처음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의도가 무엇인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북한은 혼자서 막강한 한미의 첨단 공군 전략 자산이 전개된 훈련을 힘겹게 상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미에 더해 호주 공군도 부분적으로 참가했고, 동일 시기 일본은 따로 미군과 대규모 유사훈련을 전개했다. 당연히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움직임도 있었을 것이다. 중국 언론은 이번 훈련이 '실전'처럼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북중관계를 '혈맹'이라고 부른 시진핑 주석은 막상 본인의 3연임 대관식으로 바쁜 와중에 이렇다 할 역할과 도움을 북한에 주지 못하고 있다. 그 서운함을 북한은 그렇게 표시한 것이다. 북한의 '소통방식'은 오랜 관찰자들에겐 사실 특이사항은 아니다.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중국과 '사전 조율'된 것이란 견해도 있다. 그렇다면 중국 측이 오히려 극구 반대했을 것이다. 중국은 2010년 천안한 폭침 사건 후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에 진입하려하자 극도의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다. 또한 2013년 북한이 제3차 핵실험을 이번과 유사하게 북중 접경지역에서 60㎞ 떨어진 곳에서 진행했을 때도 당시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를 초치하는 등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을 투하한 곳은 서해 발해만(渤海湾) 인접지역으로 과거 서구 열강의 함대가 중국을 침략할 때 사용한 루트로 중국인에겐 역사적 트라우마가 있는 곳이다. 이곳에 뭔가 떨어지면 중국은 관심을 갖는다.
북한은 중국의 전략적 민감부위에 동심원 파동을 일으킴으로써 중국이 내부적으로는 20차 당대회에 정신없고 외부적으로 미중관계에 '올인'하고 있는 중국의 주의를 한반도로 환기시킨 셈이다.
이를 북중관계 악화 표시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 북한은 화웨이 사태, 코로나19 방역, 홍콩 문제 등 최근 미중 갈등 현안마다 일관되게 공개적으로 중국편을 들고 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서도 "파렴치한 내정간섭"이라며 중국을 전적으로 지지했고, 중국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되자 북한 관방 언론이 이를 몇 페이지에 걸쳐 대서특필하며 환영했다.
2019년 평양에서 "힘이 닿는 한 최대한"(力所能及) 북한을 지원할 것이란 시진핑의 담대한 약속은 그다음 해 닥친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간 교류가 막힘으로써 일시 주춤했지만 최근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 재개 등 양국 교류 정상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오히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중장기적 패권 경쟁으로 치닫는 가운데 중국 입장에서 북한을 중국편으로 견인하려는 전략적 목표가 더욱 확고해졌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성현 조지HW부시 미중관계기금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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