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김강민 "정규리그 우승 때는 숟가락만…이렇게 힘을 보태 기쁘다"
SSG가 궁지에 몰린 순간 꺼내든 대타 카드는 적중했다. 베테랑 김강민(40)의 방망이가 승부를 한 번에 뒤집었다.
SSG는 7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키움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5 대 4로 이겼다. 7전 4선승제 한국시리즈에서 상대 전적 3승 2패로 우승을 눈앞에 뒀다.
김강민이 2 대 4로 뒤진 9회말 극적인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무사 1, 3루에서 최경모의 대타로 나서 키움의 마무리 투수 최원태의 3구째 시속 143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홈런은 역대 포스트 시즌 2번째이자 한국시리즈 최초다.
지난 1차전에 이어 극적인 홈런을 두 차례 만들어냈다. 5 대 6으로 뒤진 9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지훈의 대타로 나서 동점 솔로포를 날려 승부를 연장 10회로 끌고 갔다. 하지만 10회초 키움 전병우가 결승 적시타를 터뜨려 김강민의 홈런을 빛을 잃었다.
이날 경기에서 터진 김강민의 홈런은 팀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었다. 김강민은 경기 후 "끝내기 홈런을 오늘 처음 쳐본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일까'라는 느낌이 들었다"면서 "시범 경기 때 한 번 쳐봤지만 오늘은 베이스를 돌면서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기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강민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주로 대타로 나서고 있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뒤바꿔야 하는 '게임 체인저'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게임 체인저' 역할을 톡톡히 해낸 김강민은 "오늘도 더그아웃에서 마음속으로 네 번 정도는 나갈 준비를 했던 것 같다"면서 "매 이닝마다 찬스가 오면 나갈 거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겉으로 티는 내지 않지만 그만큼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었다고 말한 뒤 뒤늦게 맘 편히 웃었다.
마무리 투수 최원태와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에 몰렸지만, 3구째 승부 끝에 홈런을 날렸다. 김강민은 "홈런이 아니더라도 후속 타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홈런을 욕심내진 않았지만 치고 보니까 홈런이었다"고 웃었다.
올 시즌 잦은 부상으로 정규 리그 84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이날 홈런으로 말끔히 만회했다. 김강민은 "정규 리그에서 우승할 때 나는 숟가락만 얹었다"면서 "오늘 이렇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1승만 더하면 행복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강민이 이날 홈런을 친 배트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겨져 있다. 배트의 주인이 이명기(NC)라는 사실이다. 김강민은 "사실 내 방망이가 부러져서 이명기에게 배트를 받았다"면서 "원하는 배트를 주문했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 이명기에게 꼭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5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김광현은 패전의 멍에를 쓸 위기에 놓였지만, 김강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김강민은 "(김)광현이가 오늘 경기 전에 타자들에게 5점만 내라고 했다. 그런데 본인은 4점을 내줬더라"면서 농담을 건넨 뒤 "우리 팀의 기운이 아닐까. 좋은 기운이 모여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강조했다.
SSG 김원형 감독은 경기 후 팀의 승리를 이끈 김강민과 포옹을 시도했으나, 김강민은 이를 거절했다. 그는 "감독님께 아직 끝난 게 아니니까 우승을 한 뒤 포옹을 하자고 말씀드렸다"면서 "좋은 기운을 끌고 가서 우승을 한 뒤 포옹을 해도 늦지 않았다"고 우승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6차전에 대해서는 "누누이 말씀을 드리지만 나한테까지 순서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엄살을 부리기도 했다. 최고참 선배로서 후배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 수훈 선수가 되길 바라는 깊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김강민은 "타자들이 이틀 내내 부진했지만 내일은 분명이 잘 칠거라 생각한다"면서 "내일은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더그아웃에서 편하게 하이파이브를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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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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