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호 탈선, 30여명 부상…출근길 ‘열차 취소’ 속출
[앵커]
어젯밤, 서울 영등포역에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승객 30여 명이 다쳤는데요.
복구가 늦어지면서 다음 날인 오늘 아침 출근길에도 큰 혼란이 빚어졌고, 무엇보다 이태원 참사로 불안해진 시민들, 혼잡한 열차 안에서 안전이 우려된다는 신고도 잇따랐습니다.
정해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불 꺼진 열차 안, 승객들이 휴대전화 불빛에 의지해 겨우 빠져나옵니다.
[탑승객/음성변조 : "기차가 탈선을 했어. 가다 '끼익 끼익' 거리고 흔들리더니..."]
어젯밤 9시쯤, 서울 용산역을 출발해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영등포역 진입 도중 탈선했습니다.
34명이 다쳤고, 그 중 21명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승객 2백여 명이 어둠 속 선로를 150여 미터 걸어서 이동하기도 했습니다.
[김태빈/인천 부평구 : "다들 겁에 질려 있었고, 일단은 나이가 좀 있는 분들 먼저 나가고, 그다음에 (다른 승객들이) 나가셨어요."]
복구가 늦어지면서 오늘도 KTX 열차 등이 영등포와 용산역을 무정차 통과했고, 경인선 급행열차 운행도 일부 구간에서 중단됐습니다.
특히나 통학이나 통근 승객이 많은 월요일 오전에 열차 운행 차질이 이어지면서 출근길과 등굣길 지각이 속출했습니다.
[오혜린/인천 서구 : "아침 1교시가 있어서 아침 5시에 일어나서 왔거든요. 근데 갑자기 (열차가) 다 없어 가지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어요. (어쩔 수 없이...) 지각해야죠."]
지하철 1호선 운행도 연쇄적으로 지연되면서 승객이 한꺼번에 몰린 개봉, 구로, 신도림역 등에서는 큰 혼잡이 빚어졌습니다.
'열차가 꽉 차 숨을 못 쉬겠다', '사고가 날 것 같다' 등 출근길 한 시간 동안 1호선 역 곳곳에 112 신고 12건이 접수됐습니다.
[신동관/서울 구로구 : "밀지 말라고 하고, 압사 사고 때가 생각나더라고요. 다른 사람들도 막 우는 사람들도 많고, 소리 지르고 있고..."]
[지연 열차 탑승 승객/음성변조 : "두 시간 정도 연착돼서 내렸어요. 어떤 조치도 없이 그냥 (열차에) 가둬만 두시니까 사람들이 막 화를 많이 내셨어요."]
이태원 참사의 영향으로 대중교통에서의 '다중밀집' 상황도 단순한 불편을 넘어 불안과 공포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해주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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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주 기자 (sey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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