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팀 승리’ 공식 깨졌지만..압도적인 안우진, 이제는 ‘가을의 전설’

안형준 2022. 11. 7.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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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인천)=뉴스엔 글 안형준 기자/사진 표명중 기자]

팀은 패했다. 하지만 올가을 안우진은 '가을의 전설'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11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패했다. 이날 키움은 4-5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고 벼랑 끝에 몰렸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9회말 대타 역전 끝내기 3점포를 쏘아올린 SSG 김강민이었다. 하지만 김강민의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가장 빛난 선수는 안우진이었다.

이날 선발등판한 안우진은 이날 6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완벽투를 펼쳤다. 첫 3이닝을 퍼펙트로 막아냈고 5회 1아웃까지 '노히터' 행진을 펼쳤다. 5,6회 실점 위기가 있었지만 결국 점수를 내주지 않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6이닝을 확실하게 책임졌다.

가을 내내 굉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안우진이지만 이날 호투는 더 놀라웠다. 몸상태 때문이다. 안우진은 지난 1차전에 선발등판했지만 2.2이닝만에 손가락 물집 부상을 당했고 손가락에 피를 흘리며 교체됐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등판 후에도 물집 문제가 있었던 안우진이지만 이번 부상은 훨씬 심각했다. 홍원기 감독 역시 이전의 물집 부상과는 다르다며 시리즈 내에 다시 등판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이날 안우진의 등판도 5차전의 중요성 때문에 다소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선택인 것으로 보였다. 안우진이 언제 피를 흘리며 마운드를 내려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고 홍원기 감독도 안우진의 손가락이 얼마나 버텨줄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안우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7km, 평균 시속 154km 강속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SSG 타선을 압도했다. 5이닝 3실점을 기록한 SSG 에이스 김광현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뒀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1승 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안우진의 등판은 개인 승리보다 더 큰 효과를 냈다. 바로 팀의 승리다. 키움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안우진이 등판한 전 경기에서 승리했다.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 1,5차전, 플레이오프 3차전, 한국시리즈 1차전에 등판했고 키움은 안우진이 마운드에 오른 4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안우진은 비록 부상으로 조기에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키움은 연장 승부 끝에 승리했다. 이날도 불펜이 무너지지 않았다면 '안우진 등판=팀 승리' 공식이 이어질 수 있었다.

개인성적은 당연히 뛰어나다. 이번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26.2이닝 6자책점을 기록한 안우진의 평균자책점은 2.03. 안우진은 올해 뿐만 아니라 통산 포스트시즌에서 1패도 기록하지 않았다.

선발로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등판이 곧 팀의 승리로 계속 이어졌다. 또 가을야구 '무패' 기록을 몇 년째 이어가고 있다. 선발로 뛴 것은 지난해와 올해 뿐이지만 커리어 초반 불펜에서도 인상적이었던 가을의 안우진은 정규시즌 그 이상으로 강력한 투수다. 매 라운드 '언더독' 평가를 받았지만 결국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한국시리즈를 치르고 있는 키움의 원동력 중심에는 단연 안우진이 있다.

이날 경기 종료 후 SSG 김원형 감독은 "상대가 안우진인데 3점을 먼저 내준 것은 크다고 봤다"고 털어놓았다. 맞대결을 펼친 김광현은 "나도 물집을 경험해봤는데 완치까지는 최소 10일은 걸린다. 계속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도 완급조절이 좋았고 집중력도 대단했다. 이정후와 안우진은 MVP급 선수들이다. 그 선수들 덕분에 한국 야구가 더 발전하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비록 이날 믿었던 필승조 불펜들이 무너지며 키움은 역전패를 당했지만 적장도, 상대팀 선수들도 모두 안우진의 활약에는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번 포스트시즌 그야말로 '난공불락'인 안우진은 2022년 가을을 지배한 '가을의 전설'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사진=안우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 표명중 acep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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