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아직 1승 남았다"…끝내기에도 진중한 김강민

기사내용 요약
김강민, KS 5차전 9회 대타 끝내기 스리런

[인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 SSG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쓰리런 홈런을 치고 만세하고 있다. 2022.11.07. kgb@newsis.com

[인천=뉴시스]김주희 기자 = 3시간 넘게 끌려가던 경기는 베테랑 김강민(40·SSG 랜더스)의 단 한 방으로 갈렸다.

김강민은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 KBO 한국시리즈(KS) 키움 히어로즈와 5차전에 팀이 2-4로 지고 있던 9회말 무사 1, 3루에서 대타로 섰다.

패색이 짙은 순간, 김강민이 등장하자 공기의 흐름이 묘하게 바뀌었다.

한순간에 분위기를 압도했다. 김강민은 키움 최원태의 초구를 지켜본 뒤 두 번째 공에 파울을 쳤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가운데 최원태의 3구째 슬라이더가 김강민의 방망이에 제대로 걸려들었다.

타구는 그대로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아치를 그렸다. SSG의 5-4 승리를 확정짓는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홈런이었다.

정규시즌에도 끝내기 손맛을 보지 못했던 김강민은 KS에서야 짜릿한 경험을 했다. 경기 후 만난 김강민은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정규시즌에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하이라이트 영상을 다시 보니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의 머리를 때렸더라. 어찌됐든 기쁘다. 그 말밖에 할 말이 없다"며 감격해했다.

[인천=뉴시스] 김금보 기자 =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 SSG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2.11.07. kgb@newsis.com

이날의 데일리 MVP도 단연 김강민이었다.

이번 시리즈 내내 결정적 순간 마다 김강민이 있다. 늘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하는 김강민은 SSG에 찬스가 오면 타석에 선다.

노련한 베테랑 타자라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김강민은 "이번 KS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는 경기에 중요한 순간이나 이기고 있는 순간에 찬스에서 대타로 나간다.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언제 호출이 올지 모르니 경기 내내 긴장된 마음으로 준비해야 한다. "오늘도 네 번 정도는 '여기서 나갈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웃은 김강민은 "홈런을 생각하지 않았다. '실투가 온다, 치기 좋은 공이 올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볼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 치게 됐다. 우리 팀의 기운인 것 같다. 선수들의 기운이 모여서 그런 힘을 낸 것 같다"며 끝내기 홈런 상황을 떠올렸다.

특별히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선수도 있다. 옛 동료였던 NC 다이노스 이명기가 그 주인공이다.

김강민은 "내 배트가 부러져서 이명기한테 받아온 배트로 홈런을 쳤다. 미국에서 4월에 주문한 배트가 안 와서 비슷한 배트를 구하다 이명기에게 받았다. 고맙다고 꼭 기사에 써달라"며 껄껄 웃었다.

[인천=뉴시스] 이영환 기자 =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9회말 무사 1,3루에서 SSG 김강민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날린 후 추신수와 기뻐하고 있다. 2022.11.07. 20hwan@newsis.com

이번 KS에서 벌써 두 번째 홈런을 쳤다.

1차전 대타 홈런으로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40세1개월 19일)을 세운 김강민은 자신의 기록을 40세 1개월26일로 갈아치웠다.

김강민은 "대타로 홈런을 두 번씩 친다는 게 쉽지 않다"며 스스로의 활약에 놀라면서도 "무조건 1승을 더 해 우승하고 싶다. 그거 밖에 바라는 게 없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금까지 함께 힘을 모아온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있다. 김강민은 "시즌 전 김광현이 우리 팀에 돌아온다고 했을 때 '우승을 노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어찌보면 정규시즌 우승까지 밥숟갈을 얹었다. 맏형인데, 여기 (KS에) 와서 힘을 보태줄 수 있어 행복하다. 1승만 더 하면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극적인 승리 후 김원형 SSG 감독은 '수훈갑' 김강민과 포옹을 나누려 했다. 그러자 김강민은 "(포옹은)내일 하시죠"라고 말했다.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앞서고 있지만, 아직 '우승'이란 최종 목표가 남아있단 의미였다.

김강민은 "오늘 기분을 내기엔 아직 1승이 남아있다. 이 좋은 기운을 끌고 가서 내일 우승하고 싶다"며 "KS는 3번 이겼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4번을 이겨야 한다. 우리가 한 발 앞서있는 것 뿐이다. 꼭 4승을 채우겠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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