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KS 최초 대타 끝내기 홈런 SSG 김강민 “제대로 미쳤다”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 키움 히어로즈와 SSG 랜더스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 1,3루 SSG 김강민이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날리고 그라운들 돌아 홈인해 환호하고 있다. 인천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베테랑의 방망이가 또 터졌다. SSG 랜더스 외야수 김강민(40)이 역전 끝내기 3점홈런을 쏘아 올려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의 분수령이 될 5차전 승리를 책임졌다.

김강민은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S 5차전에서 2-4로 뒤진 9회말 무사 1·3루서 대타로 등장해 좌월 3점포로 팀의 5-4 역전승을 이끌었다. KS 역사상 대타 끝내기 홈런은 이날 김강민이 최초다. 역대 PS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25일)을 다시 한번 바꿔놓은 그는 5차전 데일리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돼 100만 원의 부상도 받았다.

드라마 같은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마크한 SSG는 대망의 KS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겼다. 2승2패로 맞선 역대 KS에서 5차전을 잡은 팀의 우승 비율은 80%(총 10번 중 8차례)였다.

극적인 승부였다. SSG는 초반 키움 선발투수 안우진의 역투에 밀려 계속 끌려갔다. SSG는 1차전처럼 선발투수 김광현을 내세웠지만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이 잇따라 나오면서 1회초 먼저 2실점한 데 이어 2회초에도 추가로 1실점했다. 6회초에는 키움 김혜성에게 적시타를 맞아 0-4까지 뒤지면서 패색이 짙었다.

6회말 2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등 답답했던 SSG 타선의 흐름을 바꿔놓은 이는 간판타자 최정이었다. 최정은 8회말 1사 1루서 키움 불펜의 핵 김재웅을 상대로 좌월 2점홈런을 터트리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9회말 키움이 마무리투수로 최원태를 투입한 가운데 SSG는 선두타자 박성한의 볼넷 출루와 최주환의 안타로 무사 1·3루의 마지막 찬스를 잡았다. 이 때 SSG 벤치가 움직였다. 아껴뒀던 김강민 카드를 꺼냈다. 대타 김강민은 0B-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시속 144㎞짜리 슬라이더가 가운데 높게 들어오자 여지 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왼쪽 담장으로 향했고, 홈런을 직감한 김강민은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김강민은 이번 KS에서 주로 대타로 나서며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1일 1차전에서도 5-6으로 뒤진 9회말 동점 솔로홈런으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SSG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6-7로 져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했지만, 그는 아직 살아있음을 과시했다. 2차전을 쉬고 3·4차전에서 3차례 타석에 들어서 안타 1개를 추가한 그는 5차전에서 다시 한번 폭발하며 홈구장을 축제의 장으로 바꿔놓았다.

인천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