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되고 싶어요”…자유 찾아 아프간서 온 초등생의 꿈

남지원 기자 2022. 11. 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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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특별기여자로 정착 학생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서 은상
워헤드(가운데)가 지난 5일 전국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서 초등부 은상을 받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교육부 제공

“저희 아프가니스탄 가족들이 한국에 왔을 때 모두 반갑게 맞이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한국에서 모두가 안전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는 아프가니스탄 넘버원 경찰이 되고 싶습니다.”

지난 5일 교육부와 LG,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한국외국어대가 함께 주최한 ‘제10회 전국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서 초등부 울산 대표로 참가한 울산 서부초 6학년 워헤드(12)는 한국어와 다리어로 이렇게 이야기했다.

워헤드는 지난해 부모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해 특별기여자로 한국에 왔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며 외국 정부에 협력했던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한국 대사관 현지인 직원 등 우리 정부 조력자와 그 가족 391명을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한국에 입국시켰다. 특별기여자 자녀 중 학령기 아동은 모두 141명으로 이 가운데 69명이 울산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다. 경찰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 워헤드는 이날 대회에서 초등부 은상을 수상했다.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에는 워헤드 외에도 시·도별 예선을 거친 시·도 대표 51명이 참가했다. 초등부는 자유 주제로, 중등부는 ‘나의 진로 계획’이라는 주제에 대해 발표했다. 학생들이 발표할 때 사용한 언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우르두어 등 16가지에 달한다.

한국어 초등부 대상을 받은 충남 서림초 김단희양은 ‘시간을 달려온 초등학생’이라는 제목으로 2050년을 살고 있는 자신이 2022년의 우리에게 미래 학교의 변화한 모습을 설명하는 내용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발표했다.

중등부 대상을 받은 대전 전민중 최한나양은 국적 선택에 대한 고민 끝에 찾은 한국인이면서 독일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과 앞으로의 진로 계획에 대해 한국어와 독일어로 발표했다.

전국 이중언어 말하기 대회는 2013년 시작해 올해 10회를 맞았다. 다문화 학생에게 이중언어 학습을 장려해 진로 선택 등에 도움이 될 수 있게 하고, 정체성과 자긍심을 길러주기 위해 매년 열린다. 올해 대회는 3년 만에 대면으로 개최되면서 이전 대회 수상자들이 특별발표를 하기도 했다.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는 “한국어와 부모님 나라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더 큰 꿈을 꿀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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