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기' 구급차 있었지만...첫 출동은 종로에서
참사 무관한 구조 활동 투입…밤 11시 넘어서 현장 도착
"장비·인력 부족해 관내 다른 사건 대응 불가피"
순찰 있었지만 초동조치 '0건'…경찰 공조 요청도 없어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종로소방서 소속 구급차가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했는데요.
참사 전 용산소방서에서 긴급상황에 대비해 구급차 1대를 현장 근처에 대기시킨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정작 이 차량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 없는 다른 신고를 처리하느라 자리를 비웠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 당시 가장 먼저 현장에 출동한 구급차는 서울 종로소방서 소속이었습니다.
밤 10시 15분 신고를 받고 3분 뒤 출발해, 현장엔 27분 만에 도착했는데,
이태원역 주변에 몰려든 인파 탓에 자정이 다 돼서야 병원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서울 용산소방서가 핼러윈데이 기간 긴급상황에 대비해 구급차 1대를 현장에 대기시켰던 사실이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관련 공문을 보면, 핼러윈 축제 앞뒤로 닷새 동안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구급차 한 대 등 차량 세 대를 대기시킨다고 돼 있습니다.
그렇다면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이 배치됐던 구급차가 정작 일분일초가 급한 상황에선 제일 먼저 구급 활동에 나서지 못한 이유는 뭘까?
대기하고 있던 용산소방서의 구급차는 밤 10시 5분 참사와 무관한 주취자 구조 활동에 투입됐다가 이미 심정지 환자가 여럿 나온 밤 11시 13분에야 현장에 올 수 있었습니다.
소방당국은 장비가 부족해 관내 다른 사건에도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서울 용산소방서 관계자 : 가까운 데 일어나는 사고는 관내에서 출동하되 거기 출동이 없을 경우에는 관내에 대기하는 거로….]
지켜지지 않은 약속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용산소방서는 핼러윈 기간 '재난 발생 시 초동조치'를 위해 매일 저녁 6시에서 밤 10시 사이 12명이 일대를 순찰한다고 써놨습니다.
순찰 시간 내내 일대에서 '재난 상황'이 벌어졌지만 소방의 초동조치는 없었고,
진입로 확보 등을 위한 경찰 공조 요청 역시 참사 발생 전까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소방서 관계자는 순찰의 목적은 화재 예방에 있었을 뿐 안전사고 예방은 업무 범위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때문에, 비슷한 참사를 막으려면 소방의 업무 범위를 분명히 하고 필요하면 인력 지원도 받을 수 있게 관련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구조 구급 인력이라든지 화재 요원을 미리 배치해서 중요한 행사에 대해서 대비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조 구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경찰이나 지자체뿐 아니라 소방에도 단속권을 부여해 적극적인 대응을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풍산개 파양' 논란…돈 때문? 먼저 줘놓고 뒤통수? [이슈묍]
- [현장영상+] 장제원 "이임재 용산서장, 파출소 옥상서 아비규환 현장 구경"
- [자막뉴스] "작성 자체를..." 용산경찰서 내부서 수상한 정황 포착
- 트위터, 필수인력까지 실수로 해고...뒤늦게 "돌아와달라" 간청
- 콘테 "손흥민 월드컵 뛸 것이라고 확신"
- '주차요금 내려다가'…50대 여성 주차 차단기에 끼어 숨져
- 피자 먹었더니 "어질어질"...기름 떨어져 '이것'으로 구웠다
- 무인 사진관서 성관계 커플 '경악'… 충격 빠진 업주 "가게 접는다"
- 코로나19 주춤하자 전염병 사망 원인 1위로 돌아온 '이 질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