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민 대타 대역전 끝내기 스리런포…SSG, KS 우승 1승 앞으로(종합)
빛바랜 안우진 6이닝 무실점 역투…김원형 감독 재계약 깜짝 선물 효과도 배가
(인천=연합뉴스) 장현구 이대호 홍규빈 기자 = SSG 랜더스가 대타 김강민의 드라마틱한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앞세워 한국시리즈(KS) 우승에 1승을 남겼다.
SSG는 7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7전 4승제) 5차전에서 2-4로 패색이 짙던 9회말 무사 1, 3루에서 터진 대타 김강민의 굿바이 좌월 석 점 홈런에 힘입어 5-4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거둔 SSG는 1승을 더하면 SSG라는 새 간판을 단 지 2년 만에 첫 우승을 일군다. 또 전신 SK 와이번스 시절을 포함하면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한다.
전신 넥센 히어로즈 시절을 포함해 2014년, 2019년 한국시리즈에 올라 두 번 모두 준우승에 머문 키움은 벼랑 끝에 몰렸다.
지난해까지 양 팀이 2승 2패로 맞선 채 진행된 KS에서 5차전을 이긴 팀이 축배를 든 사례는 10번 중 8번에 달한다.
두 팀의 6차전은 8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윌머 폰트(SSG)와 타일러 애플러(키움)의 선발 투수 대결로 막을 올린다.
김강민의 대타 끝내기 홈런은 KS 통산 1호이자 포스트시즌을 통틀어도 1996년 박철우(당시 쌍방울)에 이어 두 번째에 불과한 진기록이다.
김강민은 또 40세 1개월 25일로 자신이 보유한 포스트시즌 최고령 홈런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키움이 3시간 13분을 이기다가 김강민의 일격에 다 잡은 경기를 뼈아프게 잃었다. SSG는 단 1분간 키움을 제치고 마지막에 웃었다.
선발 투수의 대결에서 명암이 완벽하게 갈려 키움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우는 듯했다.
올해 81억원을 받는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 김광현은 5이닝 동안 안타 7개와 볼넷 3개를 허용하고 3실점 해 고개를 숙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염산 테러 위협에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이날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손가락 물집 통증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정확하게 100개의 공으로 삼진 6개를 뽑아내며 6이닝을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이라는 놀라운 투구로 팀에 승리를 안겼다.
키움 타선이 시작과 함께 김광현을 두들겼다.
1사 후 김광현이 2번 타자 전병우에게 볼 3개를 잇달아 던지고 나서 볼넷을 주자 이정후가 김광현의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익수 키를 훌쩍 넘기는 2루타로 단숨에 2, 3루 득점 기회를 열었다.
야시엘 푸이그가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김태진이 김광현의 옆을 스치고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려 기선을 제압했다.
키움은 2회에도 선두 송성문의 우선상 2루타와 신준우의 볼넷, 김혜성의 중전 안타로 무사 만루 찬스를 얻고서 김준완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3-0으로 달아났다.
김광현은 이어진 1사 1, 2루 위기에서 전병우를 유격수 병살타로 낚아 한숨을 돌렸지만, 4회를 제외하고 3회와 5회 2사 1, 2루 고비를 자초하는 등 실망스러운 투구로 기대를 밑돌았다.
김광현은 엿새 전 1차전에서도 야수의 실책 탓이었다고 하나 부담감 때문에 5⅔이닝 4실점(2자책점)하고 물러났다.
역시 1차전에서 오른손 가운뎃손가락 물집이 터져 3회를 못 채우고 강판한 안우진은 엿새 만에 돋아난 새 살 덕분에 더욱 위력적인 투구로 SSG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다.
4회 2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까지 11타자 연속 범타로 SSG의 기를 꺾은 안우진은 5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성한에게 볼넷을 주고서는 전 타석까지 이번 KS 5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최주환에게 첫 안타를 맞았다.
최주환은 방망이가 부러졌는데도 1루수 옆을 꿰뚫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로 박성한을 3루에 보냈다.
SSG가 천신만고 끝에 잡은 절호의 추격 찬스에서 행운의 여신은 키움 편이었다.
김성현이 정확하게 받아 친 공은 키움 유격수 신준우 정면으로 굴러가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되고 말았다.
키움은 6회초 SSG 두 번째 투수 문승원을 제물로 추가점을 뺐다. 이번에도 볼넷이 키움에는 호재, SSG에는 악재였다.
선두 송성문이 볼넷으로 걸어 나가자 신준우가 볼 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스리번트를 안전하게 대 주자를 2루에 보냈다.
4번에서 9번으로 내려간 9번 타자 김혜성이 곧바로 우전 적시타를 터뜨려 승리를 예약했다.
단 한 번의 반전 없이 끝날 듯하던 경기는 SSG의 장기인 대포가 터지면서 급변했다.
최정이 8회말 1사 1루에서 키움 왼손 마무리 투수 김재웅의 슬라이더를 퍼 올려 왼쪽 펜스를 넘어가는 비거리 120m 대포로 추격의 신호탄을 쐈다.
이어 9회말 마무리로 올라온 최원태를 상대로 선두 박성한이 볼넷을 고르면서 마지막 기회가 SSG에 왔다.
잦은 파울로 타격 감각을 살려가던 최주환이 우측 펜스를 직접 때리는 안타로 박성한을 3루에 보냈다.
무사 1, 3루에서 등장한 김강민은 볼 카운트 0볼 2스트라이크의 절대 불리한 상황에서 최원태의 복판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받아쳐 경기를 끝내는 극적인 3점 홈런을 터뜨리고 양팔을 쭉 펴 만세를 불렀다.
5차전 시작 1시간 전에 김원형 감독과의 재계약 방침을 발표하며 김 감독과 선수단이 흔들리지 않고 KS를 치르도록 한 SSG의 깜짝 선물은 김강민의 굿바이 홈런과 더불어 더욱 극적인 효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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