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 버티기…네이버도 힘겨웠다

3분기 매출 2조573억 ‘역대 최대’에도 영업익 감소
카카오도 실적 하락…IT업계도 불황엔 ‘속수무책’

그래픽 | 성덕환 기자 thekhan@kyunghyang.com

네이버가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앞서 카카오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 데 이어 네이버마저 6분기 만에 이익이 줄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정보기술(IT) 업계 ‘특수’가 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이 2조5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273억원) 대비 19.1%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네이버가 3분기 기준으로 매출이 2조원을 넘긴 것은 2021년 라인이 소프트뱅크와 경영 통합을 한 이래 처음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광고, 커머스 업종 둔화에도 불구하고 검색광고, 커머스, 핀테크 등 주요 사업 부문이 성장세를 이뤘고 웹툰 등 콘텐츠 매출 증가가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5.6% 줄어든 3302억원을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서치플랫폼 8962억원, 커머스 4583억원, 핀테크 2962억원, 콘텐츠 3119억원, 클라우드 및 기타 948억원이다. 서치플랫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 검색광고는 전년 동기 대비 10% 넘게 성장했다. 커머스는 커머스 광고, 브랜드스토어, 멤버십 가입자 증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뛰었다.

3분기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10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핀테크는 전년 동기 대비 22.5% 성장했다. 3분기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7.7% 성장한 1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3% 증가했다. 3분기 글로벌 웹툰 통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성장한 4570억원을 기록했다. 클라우드 및 기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네이버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북미 1위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포쉬마크 인수로 늘어난 차입금 비율을 2년 내 인수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적자를 기록 중인 포쉬마크가 2~3년 안에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네이버가 6분기 만에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국내 IT 양대 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경기 침체 여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카카오는 광고시장 침체, 콘텐츠(게임) 부문 역성장에 발목을 잡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세계적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온라인 광고·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더 꺾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올 하반기 전망은 더 어두운 상황이다. 최수연 대표는 “광고주들의 마케팅 예산이 축소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면서 “사업조직 통합 등 효율적인 경영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