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대출 금리 9년 만에 최고 수준, 9월 평균 4.87%…‘한계기업’ 증가 우려
잔액도 코로나 전보다 231조 늘어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금리가 약 9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하면서 중소기업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고금리 상태가 지속될 경우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신규 대출 금리는 4.87%로, 2014년 1월(4.88%) 이후 8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더 올린 것을 고려하면 10월에 중소기업에 실행된 대출 금리는 이보다 더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를 구간별로 보면 지난 9월 기준 4% 이상 5% 미만 대출이 42.1%로 가장 많았다. 전년 동월(7.3%)과 비교하면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금리가 5% 이상인 대출 비중도 40.6%에 달해 1년 전(3.1%)보다 대폭 증가했다. 반면 금리가 3% 미만인 대출은 전년 같은 달 56.5%에서 올해 9월 4.7%로 급감했다.
저금리 시절이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당시 급증한 대출은 금리 상승기를 맞아 중소기업을 짓누르는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948조2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5조2000억원 불었다. 팬데믹 전인 2019년 12월보다는 231조5000억원 증가했다.
문제는 금리 인상이 아직 남아 있다는 점이다. 시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릴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자 부담이 너무 커지면 한계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최근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 하락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계기업은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1 미만이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지 못한다는 뜻이다.
은행 고금리에, 최근 단기 자금 시장 경색까지 겹치면서 흑자를 내는 중소기업도 돈줄이 막힐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선방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흑자 도산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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