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 희생자 국가보상금 첫 지급…‘차등 지급’ 과제도
[KBS 제주] [앵커]
제주 4·3 희생자들에게 74년 만에 처음으로 국가보상금이 지급됐습니다.
과거 4·3이라는 국가 폭력에 대한 실질적 피해 회복 조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큰데요.
하지만 70여 년 한 맺힌 세월과 고통은 똑같은데 일부 후유장애 생존희생자에 대한 보상금 차등 지급 등은 아쉬운 과제로 남고 있습니다.
민소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제주 4·3 희생자에 대한 국가보상금 지급이 시작된 날, 4·3 영령에게 보상금 지급 결정 통지서를 헌정하며, 보고를 올립니다.
[오영훈/제주도지사 : "4·3 희생자 모든 분의 보상금 지급 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여, 생존 희생자와 유족 여러분의 가슴에 응어리진 평생의 한을 해원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어진 첫 보상금 지급을 기념하는 행사.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평화·인권·화해·상생 선언문'을 함께 낭독하고, 서명했습니다.
74년 만에야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지게 됐지만, 300명 가운데 60여 명은 보상금을 차등 지급받게 되면서, 재심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고희범/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 "특별법 개정 취지에 맞지 않게 보상금이 차등 지급됨으로써 다시 한번 상처를 입게 된 후유 장애 희생자들에게 재심의 기회가 반드시 주어지길 바라겠습니다."]
보상금이 지급되더라도 과제는 있습니다.
서너 살 무렵이던 4·3 당시 어머니의 등에 업혀있다가, 왼쪽 허벅다리에 관통상을 입은 김순여 할머니.
70년이 넘어서야 보상금을 받게 됐지만, 걷지 못해 학교도 다닐 수 없었던 유년 시절, '절름발이'라며 놀림 받은 상처는 아물지가 않습니다.
[김순여/4·3 생존희생자 : "(사과와 국가보상금도) 반갑지만, 이제라도 발을 평범하게 만들어 준다면, 돈 필요 없어요, 나는. 한 번 예쁜 신 신어보게…."]
보상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일부 유족들 사이에서는 이를 기부하는 논의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임종/제주4·3 희생자유족회장 : "'재단을 설립하는 게 좋겠다, 아니면 유족회 차원에서 하는 게 좋겠다.' 그런 방안들을 검토 중입니다. 다 검토가 되고, 늦어도 12월 중에는 구체화되지 않을까."]
74년 만의 국가 보상금 지급은 4·3 해결을 위한 또 다른 과제를 확인시켜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장하림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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