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선거판 돌아온 가짜 계정…러 댓글부대가 또
페북 쓴 2016 대선과 달리
소형 플랫폼서 음모론 전파
미국 선거에 개입해온 러시아 가짜뉴스 계정들이 이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활동을 재개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이버 보안그룹 ‘레코디드퓨처’ 등에 따르면 2016년과 2020년 미국 선거에 개입해온 러시아 비밀기관과 연계된 계정들이 지난 8월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문제의 계정들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와 연계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IRA는 러시아 정부가 운영하는 일종의 댓글 공작 부대라고 NYT는 전했다.
해당 계정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오하이오, 애리조나 등 경합주의 민주당 후보들을 헐뜯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조지아주의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인종차별적인 만화로 그를 희화화하거나, 오하이오주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인 팀 라이언 의원이 당선되면 “펜타닐 유통업자랑 마약 밀매업자를 감옥에서 전부 석방할 것”이라는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식이다.
이 계정들은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전폭 지지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보수 유권자들을 자극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노라 베르카’라는 이름의 극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 갭(Gab) 사용자는 9월 봉춤을 추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위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폐를 뿌리는 합성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미국의 노동자 계층이 식량, 가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에 137억달러를 더 지출하고 싶어 한다”는 글도 함께 올렸다.
이는 공화당이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에 호의적인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공화당 내에선 물가는 오르는데 우크라이나에 대한 과도한 지원을 계속해나갈 수 없다는 여론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의 가짜뉴스 캠페인이 2016년 대선 때와 달리 소규모 플랫폼 위주로 이루어졌다고 보도했다.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페이스북 등 대형 플랫폼에서 수백만명에게 가짜뉴스를 퍼뜨렸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갭, 팔러(Parler), 게터(Getter) 등 극우 성향 SNS에서 보수 유권자들을 겨냥한다는 것이다. 레코디드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은 이들 플랫폼 사용자 수가 페이스북에 비해 적더라도 “음모론을 더 쉽게 받아들일 가능성이 큰 보수 유권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만큼 표적화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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