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 친누이가 질병청장” 지원서 논란…野 ‘백경란 고발’ 의결

이지윤 2022. 11. 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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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버지께서 민정수석입니다"

지난해 12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아들이 이런 내용의 입사지원서를 여러 회사에 냈습니다.

취업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공정하냐는 논란이 불거졌죠.

당시 민정수석은 "있을 수 없는 일" 이라 사과하고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이번엔 동생 문제입니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남동생이 바이오업체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마침 친누나가 질병청장"이라고 적었다는 의혹입니다.

백 청장은 남동생이 직접 쓴 게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공교롭게도 그 뒤에 이 업체와 질병청이 맺은 계약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이지윤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8월, 백경란 질병청장의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 생산업체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낸 직무수행 계획서입니다.

"가족 형제 자매들이 현재도 의료 및 제약업계에 종사하며 업무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마침 친누이가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라고 적시했습니다.

서류 기재 내용이 모두 사실과 일치한다는 확인서에는 자필 서명이 돼 있습니다.

이른바 '누나 찬스' 논란이 일었는데, 백 청장은 동생이 계획서를 쓴 게 아니며, 자세한 내용을 살피지 않고 확인서에 서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신현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종 제출한 (확인서에) 본인 서명이 들어가 있다면 모든 제출한 서류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백경란/질병관리청장 :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게 생각을 하고요."]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백 씨의 사외이사 선임은 불발됐지만, 석연찮은 대목이 더 확인됐습니다.

질병청이 해당 업체와 맺은 올해 계약 내역입니다.

질병청의 분석 의뢰가 지난 1월에 100건, 5월에 2,450건에 머물렀는데, 백 청장과의 관계가 언급된 전자 공시가 나온 직후 무려 1만 5,000건으로, 직전보다 6배 넘게 늘었습니다.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 "'제 친누이는 2대 질병청장 임무를 맡은 백경란입니다', 이렇게 하는 순간 이미 백경란 청장님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어요."]

[백경란/질병관리청장 : "네 의원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어떤 우려를 가지고 계시는지."]

[김원이/더불어민주당 의원 : "우려가 아니라 그만두라는 얘기예요!"]

한편 국회 보건복지위는 백 청장이 논란이 된 바이오 주식 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며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로 의결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지혜

이지윤 기자 (easynew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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