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투입 지시’ 시점도 거짓 의혹…‘사고 우려’ 보고서는 삭제
[앵커]
월요일, KBS 9시 뉴스 시작합니다.
오늘(7일) 아침 지하철 1호선에선 "숨 못 쉬겠다"는 신고가 잇따랐습니다.
어젯(6일)밤, 무궁화호 탈선 사고 뒤 안 그래도 빽빽한 월요일 출근길이 더 힘들어진 겁니다.
더군다나 '숨쉬기 힘들다'는 말, 무심히 넘기기 어렵습니다.
국가가 정한 애도기간은 끝났지만 애도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오늘 첫 소식, 참사 당일 경찰의 대처 관련한 새로운 내용입니다.
경찰이 현장 대응을 담은 보고서를 거짓으로 쓰거나, 아예 지워버린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김우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이튿날 작성된 용산경찰서의 상황보고서.
참사 당일 밤 10시 18분에, 서장이 '가용 경력 전원 투입'을 무전 지시했다고 적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경찰관들 얘기는 달랐습니다.
KBS가 취재한 복수의 용산서 관계자들은, 서장의 첫 비상소집 명령을 받은 건 자정이 지나서라고 했습니다.
'10시 18분 지시'가 사실이라면, 그 직후 현장에 병력이 배치되는 등 '움직임'이 뒤따랐을 텐데, 그 부분도 석연치 않습니다.
10시 37분, 강력팀 형사들의 현장 출동 기록이 있지만, 이들은, 서장 지시가 아닌 이태원 파출소 측의 요청으로 이동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보고서 내용이 허위 작성됐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따라붙고 있습니다.
앞서 국회에 제출됐던 또 다른 상황보고서는 이미 허위 사실이 드러난 바 있습니다.
10시 20분에 서장이 현장에 도착했다던 이 보고서.
확인 결과, 실제보다 '45분' 시간을 앞당겼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정우택/국민의힘 의원 : "밤 10시 20분쯤 현장에 도착해서 지휘했다고 하는 거 이거 거짓말 아닙니까?"]
[윤희근/경찰청장 : "그 부분에 대해서도 좀 문제가 있다고 해서 지금 현재 사실 확인 수사 중에 있습니다."]
허위 기재뿐 아니라 아예 삭제된 보고서도 있습니다.
참사 사흘 전, 이태원을 담당하는 정보관이 '인파 사고가 우려된다'는 취지의 정보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참사 이후 컴퓨터에서 삭제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하자'는 상급자의 회유를 받은 정황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 : "삭제 지시는 제가 보고받기로는 아마 해당 정보과장이 지시를 했다고 그렇게 보고를 받았습니다."]
특수본은, 부실 대응 책임을 덜기 위해 보고서 등을 조작했다는 이들 의혹 전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우준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신남규/그래픽:고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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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준 기자 (universe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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