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전 대통령 “김정은 풍산개 반환” 놓고 전·현 정부 책임 공방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받은 풍산개 ‘곰이’(사진)와 ‘송강’을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하겠다고 7일 밝혔다.
문 전 대통령 비서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풍산개들은 국가 소유이고 대통령기록물”이라며 “대통령기록관에 반려동물을 관리하는 시설과 시스템이 없어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기로 협의가 이뤄졌고, (당시) 윤석열 당선인과의 회동에서도 선의의 협의가 있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풍산개 인계 문제에 대해 “(강아지는) 키우던 주인이 계속 키우는 게 맞지 않나”라고 말한 바 있다.
비서실은 “대통령기록관과 행안부는 빠른 시일 내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위탁 관리에 대한) 규정을 마련할 것을 약속했다”며 “행안부는 지난 6월17일 시행령 개정을 입법예고했으나 대통령실 이의제기로 국무회의에 상정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행안부는 재입법예고하겠다고 알려왔으나 진척이 없다”며 “대통령실에서 풍산개 관리를 문 전 대통령에게 위탁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듯하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공지를 통해 “대통령실이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시행령은 관련 부처가 협의 중에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이라고 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SNS에 “퇴임 이후 본인이 키우는 강아지 사육비까지 국민 혈세로 충당해야겠나”라며 “사료값이 아까웠나.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고 적었다. 이에 문재인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일은 윤 대통령의 겉과 속이 다른 이중적 태도 때문이며, ‘좀스럽고 민망한 일’을 하는 것은 정부·여당”이라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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