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집 등판’ 5번째···안우진, 최악의 전망에서 ‘최고의 공’을 던졌다[KS5 이 사람]

안승호 기자 2022. 11. 7.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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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안우진이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SSG와 경기 6회말 2사 만루에서 실점 위기를 넘기자 호수비를 펼친 수비수들에게 박수를 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키움 우완 안우진은 지난 10월16일 KT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첫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안우진은 이날 경기에서 6이닝 동안 3안타 무실점을 잘 던졌는데 투구수 88개만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1이닝 정도 더 던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강판 시점을 서둘러 잡은 이유는 오른손 검지와 중지에 잡힌 물집 때문이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첫 등판 이후로 ‘물집 이슈’로 매번 주목받았다. 급기야 포스트시즌 4번째 선발 마운드에 오른 지난 1일 SSG와의 한국시리즈 문학 1차전에서는 2.2이닝 동안 2실점하며 58구만을 던지고, 오른손 중지에 피가 흐르는 가운데 강판해야 했다.

어쩌면 물집에도 적응하는 모습이다. 안우진은 6일 열린 한국시리즈 문학 5차전에서 올해 포스트시즌 들어 최고의 공을 던졌다. 안우진은 6이닝 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역투한 가운데 4-0 리드를 확인하고 벤치에 앉았다. 투구수는 100개였다. 직전 등판에서 손가락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만큼 우려 속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결과는 대반전이었다.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첫 등판을 시작으로 3경기 연속 6이닝을 던졌지만,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간 것은 1차전 이후 처음. 100구를 채운 것은 아예 처음이었다.

안우진은 물집이 재발된 가운데 오른손 중지 상태를 최대한 호전시키기 위해 갖은 애를 다 썼다. 상처가 거듭 나는 동안 도톰하게 올라온 부분을 평평하게 다듬어 가는 등 나름의 노하우도 만들었다.

그 덕분인지 안우진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본인 페이스 정점에 가까운 공을 던졌다. 무엇보다 구종별 비율이 본연의 수치에 가깝게 돌아왔다. 처음 물집이 생긴 뒤로는 손 끝에 부담이 큰 포심패스트볼 비율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조금 더 던지며 버티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최고 구속 157㎞의 패스트볼을 절반 가까운 비율인 49개나 던지며 커브(16개)와 슬라이더(29개). 체인지업(6개)를 적절히 섞었다.

이날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마저 안우진의 이날 피칭 내용을 자신 있게 전망하지 못했다. 안우진은 큼지막한 물음표를 걷어낸 것이었다. 키움 벤치도, SSG 벤치도 모두 놀랄 만한 내용이었다.

문학 |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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