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더 구하지 못해 죄송"…지역 구급대원들의 슬픈 출동
참사 당시 소방당국은 전국에 구급차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경기, 인천, 강원 등 다른 지역에서도 구급대원이 출동했는데요.
더 구하지 못해서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다 이쪽으로. 사람이 죽고 있어요.]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여기 길 좀 만들어주세요.]
[구급차가 현장에서 빨리 빠져나가야 환자를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소방과 경찰이 통제하는 통제선 밖으로…]
[구급대원들은 현장에서 위급한 상황에 계신 분들을 빠른 시간 내에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고.]
10월 29일 밤 11시 50분쯤.
소방당국은 전국 구급차 동원령을 내렸습니다.
다른 지역 구급차와 구급대원을 한 데 모았습니다.
구급차 140여대, 구급대원 500여명이 이태원에 왔습니다.
인천에서도 출동했습니다.
[박흥준/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고속도로를 타고 그렇게 달려가는 와중에도 실감이 안 나서. 현장 도착해서 직접 눈으로 보고 나서야 '이게 진짜구나' 생각이…]
[노경철/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한 분이라도 살아서 나왔으면…계속 기도하면서 현장 도착해서도 저희가 한 분이라도 도와줄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 골목으로 가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노경철/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우회로를 찾아서 들어가 보려고 시도를 했었는데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마음은 조급한데 진입을 빨리 못 하니까.]
[박흥준/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외곽 쪽부터 구급차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고. 차는 입구 쪽에다 대놓고 들것과 처치용 장비들을 꺼내서 들것을 들고 뛰어갔는데.]
겨우 도착한 현장에선 낯선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박흥준/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같은 공간이지만 저희가 이송하고 처치하는 그 공간 바로 옆에서 음악 소리가 계속 들리고. 사망자분들이 너무 많이 점점 늘어나니까.]
[노경철/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다 같이 들것을 들고 사망하신 분들을 인계받으려고 이렇게 일렬로 긴 행렬을 이루면서 서 있었는데 착잡하기도 하고.]
희생자가 많아 응급환자와의 경계 구역도 곧 무너졌습니다.
[박흥준/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사망하신 분들은 검은색 구역에다 놓는데 그 구역에서 감당이 안 돼서 그 옆에 빨간색으로 응급환자를 위치시켜야 하는 공간까지도…]
심폐소생술로도 찰나의 순간을 바꿀 수 없었습니다.
구하지 못한 죄책감이 든다고 했습니다.
[노경철/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어떤 말씀을 드려도 큰 위로가 되기 힘들겠지만 한 분이라도 더 도와드리고 그랬어야 하는데 많이 못 도와드린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한 마음이…]
특히 유족에게 미안함이 컸습니다.
[박흥준/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저희 부모님은 제가 그 현장을 갔다 왔다는 것만 해도 힘들어하세요. 희생자들의 부모님은 어떤 마음일까. 그날이 많이 추웠어요.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노경철/인천소방본부 구급대원 : 구급대원으로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데, 당장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 착잡하고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구급대원들은 다시 한 번 애도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두형/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내가 힘든 마음을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일을 얼마나 공감을 하고 가슴 아프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부분이고. 이 일을 절대 잊지 않고 가슴에 담되 그 담는 것들을 우리가 조금 더 안전하고 서로를 위로하고 서로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좋겠고.]
(VJ : 김대현 / 인턴기자 : 고민주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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