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9일 만에 처음으로…한 총리 “책임 있다면 사퇴할 것”

예결위서 첫 공식 사과…‘사고냐, 참사냐’엔 답변 안 해

한덕수 국무총리(사진)가 7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책임이 있다면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국무총리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저도 필요하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참사 발생에 대해 공식석상에서 사과한 건 처음이다. 한 총리는 경찰 등의 대응에 대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철저하게 감찰·수사해 거기에 맞는 응분의 처분을 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한 총리는 지난 1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웃으며 농담조로 말한 것과 관련해 “기자들이 제대로 듣지 못하는 마이크 상태가 됐기 때문에 미안한 감정을 조금 완화시키기 위해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는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사고인가, 참사인가’ ‘희생자인가, 사망자인가’라고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묻자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일반 치안사항의 지휘규칙이 없는 상황에서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장을 지휘할 수 있는 근거가 있느냐’는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선 “개인적인 판단이었다”며 “사건 원인을 정확히 밝혀야 재발 방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급한 추측을 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김영배 민주당 의원이 ‘나라 전체가 난리가 나 있는 상황서 개인 의견을 말했나”라고 지적하자 “적절치 않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김종철 대통령경호처 차장은 대통령 관저 경비로 인한 경력 부족이 참사의 한 원인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에 “관저 경비와 참사 간에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대통령 관저는 중요시설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계시든, 계시지 않든 경비를 해왔다”고 답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서울에 없었던 것과 관련해 “서울 근교에서 대비하지 못한 것에 일말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연·조문희·탁지영·김윤나영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