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용산서장, 세월호 선장보다 더해” 야 “이상민 사퇴해야”[이태원 핼러윈 참사]
“질서유지보다 마약에 중점”
김광호 서울청장 밝혀
용산구청장 “마음의 책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7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 등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책임자들을 불러 허술한 대처를 질타하고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여당은 현장 경찰의 대처에 초점을 맞춘 반면 야당은 이 장관과 윤 청장 등 지도부의 책임을 강조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정부 책임론이 확대되는 것을 막으려는 여당과 확산시키려는 야당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일선 경찰의 문제를 집중 부각했다. 정우택 의원은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을 겨냥해 “도대체 뭐하는 분인가. 참사 발생 50분 만인 오후 11시5분에 이태원에 도착했고 30분 뒤에 서울청장에게 보고했다”며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고 질타했다.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은 이 전 서장을 두고 “과실치사를 넘어 살인방조다. 세월호 선장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참사를 고의로 방치한 것 아닌가. 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윗선 보고를 지연한 데 대해 “1시간20분 동안 뭐하고 서울청장한테 11시36분에 보고를 하나. 제정신인가”라며 “정말 바보 아니면 고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태원 해밀턴호텔의 많은 인파로 사고발생 우려’라고 적힌 용산경찰서 정보과 문건이 삭제된 의혹에 대해 “범죄은닉이고 증거인멸이고 긴급체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을 향해 “이번 참사는 장관 책임이 크다고 보인다. 하지만 장관은 책임감은커녕 사태를 축소하기 바빴고, 회피성 발언과 국민에게 상처 주는 망언을 쏟아냈다”며 “파면감이다. 빨리 사퇴하라”고 압박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장관이 추상적인 책임만 말씀하고 있어 행안부 등 부처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듣는다”며 “장관의 책임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에 투입된 마약 예방 형사들은 질서 유지보다 마약 쪽에 비중을 뒀다고 인정했다. 그는 “핼러윈에 마약이 문제 되면 안 된다는 깊은 인식을 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질서 유지가 아니라 다른 쪽에 생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송재호 민주당 의원 질의에 “마약 쪽에 상당한 비중을 뒀던 건 맞다”고 했다.
이 장관은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현재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현장에 도착해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며 “애통함과 무거운 책임감에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마음의 책임”이라고만 밝혀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현장의 급박한 상황을 용산구청 직원에게 보고받지 못하고 주민에게 들었다고도 했다.
행안위는 16일 전체회의에 이 전 서장과 사고 당일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전 인사교육과장, 송병주 용산서 112상황실장을 증인으로 부르기로 했다.
조미덥·유설희·문광호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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