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바꾼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예정대로 행사"

"금융시장 혼란에 사과…태광그룹도 자본확충 지원"

흥국생명 본사.2015.11.04/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을 계획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앞서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를 잠정 연기하겠다는 결정에 시장 혼란이 가중되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흥국생명은 "2017년 11월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권(콜옵션)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고 7일 밝혔다.

흥국생명은 "이번 결정은 최근 조기상환 연기에 따른 금융 시장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이라며 "(모회사인) 태광그룹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본확충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월7일 흥국생명은 2017년 발행한 5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신종자본증권 조기상환 자금 마련을 위해 새로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했지만, 금리 인상과 시장 경색 등으로 발행 여건이 어려워지자 10월31일 결정을 철회했다. 이어 지난 1일 해당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를 연기한다고 싱가포르거래소에 공시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콜옵션 조건이 부여돼 있어 조기상환을 실시하더라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조기상환을 암묵적인 관행으로 여겨져 왔다. 과거 우리은행 콜옵션 미행사 때도 한국물 채권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 전반에 타격을 입었다. 이번 역시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은 상황에서, 흥국생명의 조기상환 불발까지 겹쳐 시장의 불안이 고조됐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현재 당사의 수익성 및 자금유동성, 재무건전성 등은 양호한 상황이며 향후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자본안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당사의 기존 결정으로 인해 야기된 금융시장의 혼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도 시장 안정과 고객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