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사의 표명한 적 없어… 현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겠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송은아 2022. 11. 7.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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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0일 브리핑 발언 비판 많아… 野, 퇴진 요구도
“현황 보고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 견해 말한 것”

이태원 압사 참사 이후 실언으로 사퇴 여론이 불거진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7일 대통령실에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퇴 요구와 관련해서는 “현재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이 장관은 또 참사 직후 ‘경찰 배치로 해결할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은 아무 보고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개인 견해를 말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천준호 의원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적이 있는지 질문하자 “사의 표명한 적은 없다”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이를 의논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장관은 의원들의 거듭된 사퇴 권유에 ‘현 위치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는 천준호 의원이 사퇴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자 “주어진 현재 위치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책임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민주당 최기상 의원이 사퇴할 의향이 있는지 묻자 “다시 한번 대한민국의 안전을 책임진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현재로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서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장관은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긴급 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다”, “통상과 달리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곳곳에서 소요와 시위가 있었기에 경찰 경비 병력이 분산됐던 측면이 있었다”고도 했다. 

이후 ‘책임 회피’ ‘공감 능력 부족’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야당에서는 이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이 장관은 이날 자신의 발언에 대해 여러 번 사과하면서 “책임 회피할 생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올바른 대비를 하고 재발을 막을 수 있어 성급하게 판단하면 안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당시 발언에 대해 “개인 견해”라며 압사 참사에 대해 경찰로부터 보고받은 바가 없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찰·소방을 미리 배치했어도 해결 안 됐을 거라는 파악은 누가 한 것인가’ 묻자 “저 개인적인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여러 차례 유감과 사과의 말씀을 국민께 드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수사관들이 7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참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뉴스1
이 장관은 또 국민의힘 정점식 의원이 당시 발언 전 ‘경찰청으로부터 상세한 현황 보고를 못 받았고, 왜 사고가 났는지에 대해서도 보고받지 못했느냐’고 질의하자 “전혀 보고 받은 바 없다”고 했다.

‘안전·재난 관련 경찰의 업무에 문제가 생긴다면 행안장관의 책임이 맞느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는 “그런 업무를 시행하려고 했으나 실행 못 했다”고 답했다. 경찰국 신설 당시 ‘경찰 통제’ 비판 여론이 커져, 행안부의 경찰 관리·감독 범위가 제한됐고 추가 제도개선은 경찰제도발전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한편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행정안전부는 경찰뿐 아니라 서울시·용산구에서도 아무런 보고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경우 112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 보고하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행안 장관의 사무에 치안이 포함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보고 시스템이 없다. 반면 서울시·용산구는 보고해야 했음에도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성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이 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이태원 사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브리핑에서 행안부가 참사 당일 오후 10시 53분 서울시와 용산구에 상황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서울시와 용산구로부터 보고받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저희가 따로 자치단체로부터 받은 상황 보고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서울시·용산구가 먼저 사태를 파악했다면 보고할 필요는 없나’ 묻자 “그렇지 않다”며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이 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여러 기관의 정보들, 사고 등을 접수하게 된다”며 “주로 소방청의 상황 보고가 제일 먼저 들어오게 되고, 그에 따라 상황을 판단해 지시를 내린다. 여러 기관들이 저희 재난안전상황실에 상황을 보고하는 체제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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