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행정·치안·소방, 전부 참사 책임 있다"... 6명 첫 입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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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7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및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상 총경),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특수본은 서울청 상황실 실무 책임자로서 류 총경에게 뒤늦게 보고한 112상황3팀장도 불러 조사한 뒤 피의자 전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이 밖에 용산서 상황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와 관련, 작성자인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실무자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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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 우려' 보고서 삭제한 용산서 간부도 수사
"밀어, 밀어" 토끼 머리띠 남성은 무혐의 종결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7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및 류미진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상 총경), 박희영 용산구청장,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했다. 이른바 참사와 관련된 행정ㆍ치안ㆍ소방 책임자들에게 전부 잘못이 있다고 본 것이다. 이들에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가 공통적으로 적용됐다.
경찰, 용산구청장·소방서장도 "혐의 있다"
현장 책임자인 이 총경은 지난달 29일 사고 발생 45분 뒤 이태원 참사 현장에 도착해 상급자인 서울경찰청장에게 늑장 보고한 혐의를 받는다. 박 구청장은 사고 발생 이틀 전 열린 ‘핼러윈데이 대비 긴급 대책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사고 예방 대책을 소홀히 한 점이 문제가 됐다. 최 서장도 사고 당일 119에 접수된 구조 요청 대응 과정에서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한 정황이 수사 당국에 포착됐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서울 노원서장)은 “(최 서장도) 혐의가 있다”고 못 박았다.
특수본은 서울청 112치안종합상황실의 부실 대응 역시 피해를 키운 주요 요인으로 봤다. 류 총경은 참사 당일 서울 시내 야간 긴급상황 대응을 1차 총괄하는 상황관리관으로 근무했다. 최초 사고 후 수백 건의 ‘압사’ 관련 112신고가 서울청 상황실에 접수됐지만, 주말 밤 서울청장 직무를 대행하는 그는 개인 사무실에 있다가 현장에서 이미 수백 명이 쓰러진 오후 11시 39분에서야 사태를 파악했다. 이 총경과 류 총경에게는 직무유기 혐의도 적용됐다.
특수본은 서울청 상황실 실무 책임자로서 류 총경에게 뒤늦게 보고한 112상황3팀장도 불러 조사한 뒤 피의자 전환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용산서 정보 간부들은 '자료 은폐'
용산서의 ‘자료 은폐’ 의혹 수사 또한 속도가 붙는 모양새다. 특수본은 이날 용산서 정보과 소속 계ㆍ과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함께 입건했다. 참사 사흘 전인 지난달 26일 용산서 정보과의 한 정보관은 ‘핼러윈축제 때 인파가 몰려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는 경찰 내부망에 등록됐다가 내부 규정에 따라 72시간 후 자동 삭제됐는데, 정보관 컴퓨터에 있는 ‘원본’ 파일까지 사고 직후 삭제됐다. 사전 위험성을 경고하는 보고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지적이 나올 것을 우려한 두 사람이 삭제를 종용했다고 특수본은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보고서 작성을 없던 일로 하자”며 작성자를 회유하기도 했다.
특수본은 이 밖에 용산서 상황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와 관련, 작성자인 용산서 112치안종합상황실 실무자를 소환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용산서가 더불어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에 보고한 상황보고서에는 사고 당일 이 총경이 현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이 없었다. 하지만 용산서가 권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상황보고서에는 ‘오후 10시 20분 경찰서장 현장 도착’ 내용이 추가됐다. 이 총경의 책임을 피하기 위해 보고서를 사후 조작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토끼 머리띠·각시탈’ 무혐의… 사고 원인 미궁?
사고 원인과 관련해선 현장에서 사람들을 밀었다는 의혹을 받는 ‘토끼 머리띠’ 남성이 무혐의 처분됐다. 특수본은 이 남성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휴대폰 위치 및 폐쇄회로(CC) TV 분석 결과,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아보카도 오일을 바닥에 뿌려 사람들을 미끄러지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각시탈’ 분장 남성 2명 역시 ‘혐의 없음’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수본 관계자는 “아보카도 오일이 아니고 ‘짐빔(Jim Beam)’이라는 술이었다”면서 “촬영 위치도 (참사) 현장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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