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태원 참사 죄송…진실규명엔 현재 경찰수사 효율적"(종합)

'셀프 수사 우려' 특검 주장엔…"경찰 이미 강제수사 진행"
'사망·희생자' 용어논란엔… "희생자가 국민에게 다가가는 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0회 국회(정기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최현만 최동현 정재민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7일 이태원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특검)를 도입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초동수사는 경찰이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또 이태원 참사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

◇"현재로선 경찰이 신속히 증거·진술 확보해야"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태원 참사 특검에 대한 생각을 묻는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현재로서는 경찰이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고 많은 진술을 청취해서 초동수사를 하는 것이 진실규명을 위해 가장 효율적"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경찰이 현재 수사를 들어가서 압수수색까지 강제수사를 하고 있지 않나"라고 덧붙였다. 이미 수사가 진척된 만큼 경찰이 현재 상황에서 신속한 진상 규명에 나서는 게 적절하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검찰의 직접수사에도 제약이 있다.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시행으로 대형참사에 대한 검찰의 직접 수사가 불가능해진 탓이다. 현재 이태원 참사 수사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맡고 있다.

경찰이 경찰의 과실 등을 셀프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나오면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특검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이 경찰공무원의 범죄는 수사할 수 있지만 참사의 복합적 원인을 규명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 장관은 "대형참사는 굉장히 복합적인 원인이고 무엇이 원인인지 미리 예단할 수 없다"며 "종합적인 수사가 필요하고 (수사)범위가 아닌 걸 떼어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전모 규명에 장애가 된다"고 설명했다.

◇"정말 죄송하게 생각…이런 일엔 국가가 무한 책임"

한 장관은 이날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사과를 요구하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 국가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며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한 장관은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나"라며 "사과 드린다"고 말했다.

또 "진상 규명이 무한책임을 지는 첫걸음"이라는 박 의원 질의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공감의 뜻을 나타냈다.

한 장관은 이태원 참사 관련 '사고 사망자'와 '참사 희생자' 용어 논란에 대한 최강욱 민주당 의원 질의에는 "법적으로는 '사망자'가 맞을 수도 있는데 '피해자'이자 '희생자'라고 하는 것이 국민에게 다가가는 말"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이태원 사고', '사망자' 등 가치 중립적 단어를 사용한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피해자'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 장관은 "참사를 앞에 두고 말을 가지고 그러는 건 국민 앞에 좋아 보이지 않을 것 같다"며 "저는 처음부터 피해자, 희생자라는 표현도 썼다"고 말했다.

한편 한 장관은 내년도 예산안에 법무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이민청 관련 예산이 빠진 데 대해서는 "내년 초 (구상이) 현실화되고 집중적으로 예산이 필요할 때 맞춰서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민청 수립을 미룬 것 아닌가'라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질의에 "이민청 수립에서 속도보다 방향성을 정확히 가겠다는 것"이라며 "(이민청 설립은) 법무부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민청은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지만 올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된 정부 조직개편안에는 빠졌다. 이와 관련해 한 장관은 "속도전의 문제가 아니라 정답을 내야 할 문제"라며 국민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