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월250만원 풍산개 관리비 달라던 文, `쿨하게` 파양?…`사료비 직접 대`도 거짓말"

文 재임 때 北김정은 선물 받은 풍산개 곰이·송강 '관리예산·파양' 논란
與 "소관부처도 아닌 대통령실 비난 적반하장…사료비 아까운 반려인 책임"
文측 "전례 없어 시행령 개정 요구"…집권땐 김정일→DJ 풍산개 선물 스스로 밝혀

지난 2018년 9월30일 당시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 계정에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 받은 풍산개 암컷 '곰이', 수컷 '송강'을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문재인 정부 청와대 페이스북 계정 글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풍산개 2마리(곰이·송강)를 월 250만원 관리비 예산 논란이 불거진 뒤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키로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을 "사료비조차 아까워하는 사람"이라고 힐난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문 전 대통령 비서실 입장문에 관한 논평을 내 "이태원 사고, 광산 사고 등 국가적 어려움이 있는 와중 전직 대통령이 반려견 관리비에 대해 입장을 낸 것"이라며 "생명이 있는 동물을 '대통령기록물로서 반환하겠다'니 그야말로 반려견을 물건 취급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250만원 사료비(관리비)' 세금이 적절한지 많은 국민들께서 의아함과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반환 이유 또한 귀를 의심케 한다. 정부가 문 전 대통령 측에서 요구한 월 250만원 상당의 사료비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하니, 그동안 SNS에서 보인 '따뜻한 애견인' 문 전 대통령은 자비로 사료비조차 낼 생각이 없었단 것인가"라고 따졌다.

아울러 문 전 대통령 측이 '대통령실의 반대'로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파양하게 됐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대통령실 반대가 사료비 거부의 원인이라는 것"이라며 "느닷없이 소관 부처도 아닌 대통령실을 비난하고 나선 건 더욱 이해할 수 없는 적반하장에 무책임"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대통령실과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도 밝혔듯 대통령실은 '전임 대통령이 동·식물에 해당하는 기록물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행령 개정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쿨하게 처리하면 그만'이라는 비난도 기막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관리예산을) 요구하는 대로 줬어야 한다'는 뜻인가, 아니면 '쿨하게 파양하면 그만'이라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작 대통령기록관장을 통해 거듭 사료비를 요구하며 쿨하지 못한 태도를 보인 건 문 전 대통령 측이 아닌가"라며 "심지어 파양 의사를 통보한 건 이태원 참사의 추모 기간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 토요일이었다고 하니, 참담할 따름"이라고 날을 세웠다.

양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의 위선과 거짓말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성남시장 시절 이재명 대표도 반려견 '행복이'를 입양했다 임기가 끝나자마자 파양했다"며 "그뿐인가.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김정숙 여사 옷값' 의혹을 옹호하면서 '개 사료값도 대통령이 직접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새빨간 거짓말이었다"고 꼬집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이 여당 측의 문 전 대통령 비판에 "법의 구멍 문제"라며 "치졸하고 천박한 여론 플레이"라며 반발한 것에 대해서도, 양 수석대변인은 "이 또한 거짓말이다. 법의 구멍 때문에 '반환'하는 거라면 지금까지 (풍산개들을) 양산에서 키운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문 전 대통령이 행안부 측과 '관리위탁 협의'한 상태였으나 현 시점에 해지한다고 밝힌 점을 파고든 것이다. 대통령실도 이날 대변인실 명의로 "(관계부처가 협의 중인) 시행령 입안 과정을 기다리지 않고 풍산개를 대통령기록관에 반환한 것은 전적으로 문 전 대통령 측 판단일 뿐, 현재의 대통령실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국가반납이든, 파양이든 사료비조차 아까워하는 사람에게 길러지는 건 곰이와 송강이에게도 불행한 일"이라며 "반려견 곰이와 송강이는 죄가 없다. 오직 책임지지 못한 반려인에게만 책임이 있다"고 문 전 대통령을 거듭 겨냥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문 전 대통령이 선물 받은 풍산개 관리 문제와 관련, "선례가 없는 일이고 명시적인 근거 규정도 없는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에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시행령 개정을 요청하고 기다렸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다만 2018년 9월30일 '문재인 청와대'는 공식 페이스북으로 '곰이·송강' 2마리를 사진과 함께 첫 소개할 때 "북측이 풍산개를 선물로 보내온 사례는 예전에도 있었다. 지난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풍산개 암수 한쌍, '우리' 와 '두리' 가 온 적이 있다"고 생전의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DJ)에게 선물한 사례를 들었다.

'우리·두리' 풍산개 한쌍은 김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대통령기록물 관리 문제로 비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통령이 선물받은 지 4년이 흐른 2004년 10월, 관리주체이던 서울대공원에서 그 '2세' 강아지들을 일반에 공개 매각한 적도 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