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찰청장 참사 당일 "마약단속 상당한 비중둔 건 사실" 시인
행안위 현안질의 대통령 법무장관 마약과 전쟁 방침탓?
김광호 청장 "서울청 자체적으로 제가 지시"
"생각이 질서유지 아닌 다른 쪽에 있었을 것" 민주당 의원 지적에
"핼러윈에 마약 문제 되어선 안된다 생각한 건 사실"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경찰이 이태원 참사를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배경에 마약범 단속 실적을 올리려다 질서유지에 무심한 탓 아니냐는 의혹에 서울경찰청장이 “마약 단속에 상당한 비중을 둔 것은 사실”이라고 일부 시인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마약과의 전쟁' 방침에 따른 것이 아니라 자체적인 마약 특별 대책 차원이라고 했다.
김광호 서울지방경찰청장은 7일 오후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참사의 배경을 두고 '질서유지가 아닌 다른 쪽에 생각이 있었을 거다, 서울청장님 마약단속에 생각이 있었느냐, 그래서 놓친 것 아니냐'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마약 쪽에 상당한 정도 비중을 뒀던 건 맞는다”고 답했다.
이어 같은 당의 이성만 의원이 '지난달 29일 참사 당일 야간 대대적인 마약단속수사를 나섰느냐'는 질의에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은 “수사를 한 게 아니다”, “치안과 관련한 여러 가지 예방활동 중심으로 활동을 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이 '마약류 단속 철저, 충분한 수량의 간이시약, 검치 시약 지참 하여 근무하도록 해라'라는 문건을 들어 “시약을 6500만 원어치 구입하지 않았느냐, 현장 나가서 바로 체크해서 체포하려고 한 것 아니냐”고 따지자 김 청장은 “우리의 마약 단속이라든지 형사들의 활동은 현장 사진 등을 보면, 마약 조끼(와 같은) 형사활동 조끼를 입고 예방활동(을 한 것)이 증명 되고 있다”고 말했다.

마약 수사에 나서라는 대통령실이나 행안부, 법무부, 검찰청 지시나 협조 요청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김 청장은 “그런 건 없다”고 답했다.
애초 마약단속 인력을 10월12일 강력 3개팀의 15명만 동원하려했으나 10개팀 50명이 나갔고, 서울경찰청 마약수사대 2개팀도 나간 점과 관련해 '직접 지시했느냐'는 이성만 의원 질의에 김광호 청장은 “네, 지시했다”고 답했다. 그 배경을 두고 이 의원은 “10월13일 한동훈 장관이 얘기를 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10월14일날 마약과 전쟁을 선포해 그 영향을 받아서 한 거냐 지시를 받아 한 거냐”고 따졌다. 이에 김광호 청장은 “아니다”라며 “훨씬 이전인 지난 7월 서울청 자체적으로 마약 특별단속을 제가 특별히 지시했”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137명이 투입한 것이 가장 많은 인원이라는 경찰 주장과 관련해 '그중에 58명만 정보국이고 79명은 다 형사부, 특수부 또는 아까 얘기했던 마수대 소속에서 나간 거 아니냐'는 질의에 김 청장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수사의 목적으로 해서 79명으로 나가고 현장 지도하는 정복요원은 58명뿐 아니냐'고 하자 김 청장은 “수사 목적이 아니고 범죄 예방활동”이라고 거듭 답했다. 마약 사범 적발을 위한 '시약'을 가지고 나갔는지에 대해 김 청장은 “그건 가지고 나간 건 맞는다”며 “발견이 되면 조치를 해야 되기 때문에 갖고 갔다”고 시인했다.
참사 직전까지 기동대가 일절 지원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정복경찰관이 왔다갔다 하면 범죄 대상이 도주하거나 은닉할 가능성이 있어 마약 수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봐가 아니냐'는 이성만 의원 질의에 김 청장은 “그건 절대로 아니다”라며 “우리 형사들이 조끼를 입고 범죄 예방 활동을 했다는 것을 거듭 말씀드린다”고 답했다.
김광호 청장이 참사 발생 직후 해당 형사들이 50명 정도가 CPR(심폐소생술)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자 이성만 의원이 기자들한테 대기하라고 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그런데 정작 서울청에서는 기자들한테 (10시)16분에 '대기해라, 마약수사 나간다'고 얘기하고 사건 발생 40분 이후인 10시55분에도 '인파문제 해결을 위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11시33분이나 돼서야 마약수사대가... (현장에 나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광호 청장은 “10월17일 1차 핼러윈과 관련해 코로나가 해제되고 조금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한 거 아니냐라는 지시를 한 번 했고 또 24일 재차 관광 경찰 10명을 배치한다는 게(계획이) 있어서 '좀 더 면밀하게 체크 하라'고 지시해서 용산, 마포, 강남에서 각각의 대책을 수립해서 10월27일 우리 112실장이 총괄해서 저한테 보고 했고, 그것이 137명 배치였다”고 해명했다.
천준호 의원도 “참사 당일에도 경찰력은 집회시위 대응, 대통령실 경호 경비, 마약단속에 집중되 어 있었다”며 “대통령 경호 경비 외에도 대통령실 까지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다 보니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마약단속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광호 청장은 “마약 관련해서 범죄예방 활동에 형사들이 투입된 것은 제 지시에 의해서 투입된 건 맞는다”며 “서울청에서는 7월달부터 마약 특별 단속을 시작했고 10월12일 국정감사에서도 여러 위원님들이 마약 특별대책을 수립하고 특별히 관심을 가지라고 해서 그 연장선에서 '용산 핼러윈데이에서 마약이 다시 문제가 되면 안 된다'는 깊은 인식을 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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