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음악이 더 많이 들리고 읽히길

2022. 11. 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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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은 음악축제의 계절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었던 음악 축제들마다 '3년 만에!'라는 타이틀을 약속이라도 한 듯 걸어 내세우며 전국 곳곳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물론 영문명으로 된 제목이나 연주자 이름 표기에 이어 다른 페이지에 자세한 설명을 담는 책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러한 내용들이 생략되어 청중은 작곡가나 곡목에 대해 자세히 모른 채 음악을 감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곡가나 곡목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음악의 경우는 더더욱 심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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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월간 객석 발행인

지난달은 음악축제의 계절이었습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되었던 음악 축제들마다 '3년 만에!'라는 타이틀을 약속이라도 한 듯 걸어 내세우며 전국 곳곳에서 열렸기 때문입니다.

저도 몇 곳을 다녀왔는데, 그중 전주비바체실내악축제(10.6~8)가 주는 감동은 애잔했습니다. 이번이 6회째인데 내년부터는 전주시의 후원을 받아 실내악 전문 국제콩쿠르도 겸하여 연다고 합니다. 비올리스트이자 서울대 교수인 최은식 음악감독과 뜻을 같이한 음악인들이 개런티에 관계없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일궈낸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몇 년 간, 이 음악제를 지켜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음악제보다 규모가 작았는데, 예향(禮鄕)으로도 불리는 전주 시민들의 취향에 맞춰 프로그램을 계속 바꾸어 가며 관객 수를 늘려가더군요. 참여하는 음악가들의 수도 매년 늘어나 이번 가을 공연에서는 오케스트라를 구성하였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매년 적은 예산으로 치르다 보니 음악가들의 희생은 짠했지요. 오죽하면 조직위원장이 저에게 본인보다 더 능력 있는 분을 추천해달라고 부탁까지 했을까요. 하지만 그런 고진감래 끝에 내년부터는 커다란 홀에서 실내악 국제콩쿠르와 더불어 행사를 치를 모습을 떠올리니 생각만 해도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공연이 많아지면서 또 다시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기도 합니다. 매번 맞는 한글날이지만 '객석'도 10월 호 특집으로 '한글은 예술이다'라는 특집기사를 준비하여 내보냈는데, 여전히 한글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는 공연들도 꽤 있습니다.

제가 수차례 음악가들에게 강조하고 있는데요, 공연 프로그램이나 곡목을 여전히 영어로만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 걸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영문명으로 된 제목이나 연주자 이름 표기에 이어 다른 페이지에 자세한 설명을 담는 책자도 있지만, 대부분은 이러한 내용들이 생략되어 청중은 작곡가나 곡목에 대해 자세히 모른 채 음악을 감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클래식음악 애호가라 할지라도 유명한 작곡가나 작품을 제외하고는 그들의 이름과 작품명을 원어로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습니다. 작곡가나 곡목에 대한 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현대음악의 경우는 더더욱 심하고요.

그 중에서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성악 공연 때 배포되는 프로그램북입니다. 독일 가곡이나 이탈리아 오페라의 아리아를 원어로만 기재해놓는데, 이러한 경우 공연현장의 청중에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솔직히 뜻을 모르고 듣는 노래에 얼마나 큰 감동이 있을까요?

그래서 어느 날 문화예술 TV채널을 시청하던 중 연주가 시작되면서 반갑게도 곡명이 한글로 크게 쓰여 있고, 밑에는 영어로 쓴 자막을 보고 더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서울시향이 발간하는 월간지 'SPO'도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지면에 작곡가와 곡명을 굵은 고딕체 한글로 기재하고 그 아래에 작은 글씨의 영문이 적혀있어 독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프로그램북에 작곡가와 곡명은 물론 각 악장의 소개를 한글로 크게 적고 원어는 밑에 덧붙이는 정도로 바꿔나가야만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다지오'는 '느리게'라는 말로 적은 것처럼, 아주 쉽게요!

가을이 걸쳐 있는 10월과 11월은 가곡의 달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습니다. 지난 호에 게재되었던 기사 '외국 성악가의 한국가곡 부르기' 중 인상 깊은 두 곡을 소개하니 스마트폰을 이용해 청취해보시길 바랍니다.

먼저 첫 번째 곡은 그룹 해바라기의 멤버인 이주호의 '사랑으로'를 테너 호세 카레라스가 부른 것이고, 두 번째 곡은 언제 들어도 심금을 울리는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을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풀리나가 부르는 것입니다. 가을의 청취를 느끼기에 딱 좋은 두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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