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동생, 사외이사 지원서에 “누나가 질병청장”…국회 백 청장 검찰에 고발키로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의 남동생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코스닥 기업의 사외이사에 지원하면서 ‘친누이가 질병관리청장’이라고 명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백 청장은 해당 내용은 동생이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국회 복지위는 여야합의로 백 청장을 위증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백 청장의 동생인 백모씨는 지난 8월10일 디엔에이링크에 제출한 사외이사 후보자 직무수행계획에 “본인은 전공(이) 화학이지만 가족 형제 자매들이 현재도 의료 및 제약업계에 종사하며 저와 업무적 연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마침 친 누이는 2대 질병청장의 임무를 맡은 백경란 청장이다”라고 적었다.
디엔에이링크는 진단키트를 생산·수출하는 유전자 분석 전문업체로 올해만 해도 질병청과 코로나19 유전체 분석 계약을 3차례 체결했다. 백 청장 취임 이후 백씨가 사외이사 후보로 올라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간에는 이전 계약보다 6배 큰 1만5000건 규모의 분석 계약을 맺었다. 백씨는 의결정족수 부족 등으로 이 회사 사외이사에 선임되지 못했다.
백 청장은 이날 국회 복지위에서 “동생이 직접 직무수행계획서를 작성한 것이 아니고 서명도 위조된 것으로 확인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금감원에서 정정고시를 요청한 상황”이라며 “본인(동생)은 8월3일에 (서류를) 제출했는데 해당 수행계획서는 사후에 제3자에 의해서 제출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염려스러운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백 청장의 해명에 따르면 동생 백씨의 수행계획서는 백씨를 해당 기업에 추천한 소액주주연대 A씨가 작성했고, 백씨는 백 청장을 언급한 내용이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언론의 취재 이후 이 사실을 알게 된 백씨는 A씨에 대해 사문서 위조 등으로 고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는 동생 일과 별도로 백 청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복지위는 백 청장이 주식거래 내용 등의 서류 제출을 거부하고 국정감사장에서 위증했다고 보고 있다. 복지위는 7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백 청장 고발의 건을 의결했다.
복지위 위원들은 백 청장이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제12조(불출석 등의 죄)와 제14조(위증 등의 죄)를 어겼다고 판단했다.
백 청장은 취임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신테카바이오 등 바이오 관련 주식을 보유해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이후 해당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 그러나 신테카바이오가 복지부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 플랫폼 구축 사업’에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백 청장의 이해충돌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복지위는 지난달 20일 질병관리청 종합감사에서 백 청장에게 당일 오후 6시까지 주식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복지위는 이후 백 청장이 제출한 서류가 미흡하다고 보고 제출 시한을 지난달 28일로 연장했다. 백 청장은 결국 지난달 28일 복지위에 주식 관련 자료를 추가로 냈으나 이는 이전에 제출했던 서류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이 복지위의 판단이다.
백 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요구한 10년간의 주식 거래 내용은 끝까지 내지 않았다.
복지위는 “백 청장이 주식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받고 제출하겠다는 취지로 진술했는데 해당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허위 진술을 했다”고 설명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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