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도 홈런왕 저지도...MLB 우승은 ‘남의 일’

박강현 기자 2022. 11. 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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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냐는 데뷔 7개월만에 이뤘는데...
저지, AL 역대 최다홈런 주인공
챔피언십서 휴스턴에 3번 수모
오타니, 리그 신인왕·MVP 출신
포스트시즌 무대 한번도 못밟아
에인절스 12년 터줏대감 트라우트
필라델피아 간판스타 하퍼도 고배

MLB(미 프로야구) 최강 팀을 가리는 월드시리즈(WS)는 모든 야구 선수가 꿈꾸는 무대다. 개인의 실력은 물론이고, 팀의 행운도 따라야 ‘가을 클래식(Fall Classic)’에 설 수 있다. 여기서 우승까지 하려면 천운이 필요하다고 한다.

지난 6일 막을 내린 2022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애스트로스의 ‘신인’ 유격수 제러미 페냐(25)는 우승 반지를 손에 끼게 됐을 뿐 아니라 뉴욕 양키스와 벌인 아메리칸리그(AL) 챔피언십 MVP(최우수선수), 월드시리즈 MVP까지 품는 기쁨을 맛봤다. 페냐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 나서 팀 타자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안타를 때렸고, 팀내 최고 타율(0.400·25타수 10안타)로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홈런도 1개 쳤고, 3타점 5득점으로 공격의 선봉에 섰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으로 올해 4월 빅리그에 데뷔한 페냐는 야수 신인으로선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앞서 신인이 월드시리즈 MVP에 뽑힌 것은 두 차례(1959년 LA다저스 래리 셰리,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 리반 에르난데스) 있었는데, 두 선수 모두 투수였다.

페냐는 데뷔 7개월 만에 선망의 대상이 됐다. 최고의 선수들도 우승 반지는 고사하고, 월드시리즈 문턱에 발도 못 디뎌보고 빈손으로 은퇴한 경우가 수두룩하다.

/그래픽=김하경

◇LA에인절스의 ‘무관(無冠)’한 남자들

2011년 LA에인절스에서 데뷔해 12년 동안 뛴 ‘터줏대감’ 마이크 트라우트는 월드시리즈 반지 빼고 다 가진 선수로 평가된다. MLB 통산 350홈런을 때렸고,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2), 아메리칸리그 MVP 3회 수상(2014, 2016, 2019)에 빛난다. 그러나 그는 월드시리즈는커녕 리그 챔피언십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다. 트라우트의 유일한 포스트시즌 경험은 2014년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였다. 그는 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12타수 1안타(1홈런)로 부진했고, 팀은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3연패를 당해 일찍이 짐을 쌌다.

팀 동료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는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투수와 타자로 초현실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2018), 아메리칸리그 MVP(2021)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직 ‘미국 가을 야구’ 무대에 선 적이 없다. LA에인절스는 2014년 실패를 경험한 뒤 오타니를 영입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욕심을 냈으나 팀 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오타니와 트라우트는 내년에도 LA에인절스에서 같이 뛰면서 가을 야구를 꿈꾼다.

◇홈런왕도 WS 무대는 그림의 떡

올해 62개의 대포를 날리며 아메리칸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의 주인공이 된 양키스의 애런 저지에게도 월드시리즈는 아직 ‘꿈’일 뿐이다. 그는 2016년 MLB에 데뷔해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총 3번(2017, 2019, 2022) 나섰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3번 모두 애스트로스에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올해에도 저지는 애스트로스와의 7전4선승제 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타율 0.063(16타수 1안타)으로 침묵했고, 팀은 내리 4연패 하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저지는 올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그가 양키스에 남을지 아니면 좀 더 우승 가능성이 높은 팀으로 옮길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마침내 WS 무대 올랐지만

고교 시절부터 괴력을 뽐낸 필리스의 브라이스 하퍼는 2012년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데뷔해 신인왕에 올랐고, 2015년과 2021년 내셔널리그 MVP로 뽑혔다. 그에게 올 월드시리즈는 2019년의 아쉬움을 풀 절호의 기회였다. 그는 내셔널스의 간판타자로 뛰다 FA 자격을 얻자 워싱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2019년 같은 지구 라이벌팀인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달러(약 4628억원) 대형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돈도 돈이었지만 강팀에서 뛰고 싶다는 간절함도 팀을 옮긴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가 팀을 떠나자마자 내셔널스가 구단 창단 후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하퍼는 데뷔 11년 만에 찾아온 첫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설욕을 노렸지만, 애스트로스에 무릎을 꿇었다. 리그챔피언십에서 홈런 2개, 타율 4할로 뜨겁게 달궈진 방망이가 정작 월드시리즈에선 20타수 4안타로 부진했다. 특히 4~6차전 3경기에선 8타수 1안타로 침묵하며 팀 패배를 바라만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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