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선 무궁화호 탑승객 "쿵쿵 소리에 심한 충격…굉장히 무서웠다"

김정현 기자 박우영 기자 김성식 기자 2022. 11. 7.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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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가 (탈선할 때) 양쪽으로 엄청 심하게 흔들려서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곧 정전이 되고 몇 초 뒤에 열차가 멈춰 섰어요."

전날(6일) 탈선한 무궁화호 3호차에 탑승했던 승객 박모씨(24·여)는 탈선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박씨뿐 아니라 여러 탑승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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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조 증상 못느껴…입석자들 다치거나 충격 받은 듯"
다른 탑승자들도 "연기나고 타는 냄새…후유증 우려돼"
코레일에 따르면 6일 오후 8시52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승객 275명이 탑승한 무궁화호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독자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정현 박우영 김성식 기자 = "열차가 (탈선할 때) 양쪽으로 엄청 심하게 흔들려서 소리를 지르며 바닥에 주저앉았어요. 곧 정전이 되고 몇 초 뒤에 열차가 멈춰 섰어요."

전날(6일) 탈선한 무궁화호 3호차에 탑승했던 승객 박모씨(24·여)는 탈선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몸서리를 쳤다.

박씨는 7일 <뉴스1>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사고는 어떤 전조증상이나 조짐도 없이 급작스럽게 닥쳤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무궁화호에 입석으로 탑승한 그는 통로 쪽에 서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박씨는 "평시와 그대로였는데 큰 소리가 나서 '이건 딱 탈선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정확히 보이는 것은 없었지만 비포장도로를 덜컹거리며 가는 느낌이 들었고, 어디에서 멈출지 알 수 없어 굉장히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2분쯤 서울 영등포역 인근에서 승객 275명이 탑승한 무궁화호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31명의 경상자가 발생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영등포역 부근에서 무궁화호 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7일 오후 서울 영등포역에서 코레일 관계자들이 열차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2022.11.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사고 열차 탑승객 "입석 충격 컸던듯…코레일 측 보상 언급은 없어"

박씨는 "(열차 내에) 서 있던 분들이 아무래도 다치거나 충격을 받은 경우가 많았다"며 "같은 칸 좌석에 타고 있던 분들은 비교적 평온한 상태였다"고 떠올렸다.

사고 당시 기차가 정전되면서 내부가 암흑으로 변했다.탑승객들은 모두 스마트폰 플래시를 켜 상황 확인에 나섰다. 박씨는 다른 승객이 '어르신들을 좀 챙겨달라'고 말하는 것도 들었다고 했다.

다행히 문이 열려 승객들은 외부로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열차에서 내린 승객들을 안내하는 직원이 없어 어디로 가야할 지도 몰랐다고 한다.

결국 열차 앞쪽에 서 있던 승객들은 구급대원들이 도착한 후에야 이들을 따라 약 150m를 걸어 영등포역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영등포역에 도착한 다음 부상을 입은 이들은 곧바로 분류돼 병원으로 이동했다.

박씨는 "구급대원들이 열차 안을 살핀 뒤 인솔해 200여명이 한 10분가량 걸었던 것 같다"며 "영등포역에 도착해서는 임산부 한 분이 제일 먼저 병원으로 옮겨졌고, 허리나 다리 통증을 호소하는 노인분들이 많았지만 눈에 보이는 외상이 있었던 분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씨 역시 의자에 부딪힌 갈비뼈와 기대고 있던 팔에 통증이 있어 병원으로 이동했다. 이날 오전 코레일과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보험사 측에서 연락받았지만, 보상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트위터 갈무리) /뉴스1

◇다른 탑승객들도 SNS 통해 "사고 예고 없어…비행기 난기류 같았다"

박씨뿐 아니라 여러 탑승객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사고 발생 당시 상황을 전했다.

기관실 바로 뒤 무궁화호 5호차에 탔다는 한 트위터 이용자는 "다음역인 영등포역에 곧 도착한다는 방송이 나왔는데, 갑자기 엄청난 진동이 발생했다"며 "기차가 비행기 난기류처럼 몸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통통 튀고 흔들리며 한참을 가다가 간신히 멈췄다"는 글을 게시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도 "용산역에서 무궁화호 8시45분 입석 열차를 탔다가 죽다 살아났다"며 "(사고 당시) 순간적으로 그동안의 사건·사고들이 떠올라서 비상문 여는 법부터 읽었고, 객차에선 연기와 타는 냄새도 났다"고 밝혔다.

해당 이용자는 사고 당시 영등포역까지 이동하는 영상을 함께 게시하며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온다는 것을 몸으로 깨우쳤다"며 "1호선이 재개돼서 지하철을 탔는데, 교통사고처럼 나중에 후유증이 오는 것은 아닐지…"라며 근심을 드러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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